[사설] 2007년 5월 9일

충북 괴산군이 지난 1일 지역 경제살리기에 공로가 많은 공무원 3명에게 상을 주었다. 이 상의 이름은 '공로패'이고 문귀는 "위 공무원은 평소 봉사정신이 강하고 특히 직원 화합과 지역 경제살리기에 헌신 노력하여 이 패를 드립니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날 임각수 군수는 상을 주면서 "퇴근후 지역에서 직원들과 화합의 자리를 만들며 술도 잘 마시므로 지역경제에 도움을 준 공무원들"이라고 칭찬을 했다. 이 말은 전해들은 공보실 직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음주문화상이라는 표현을 쓰게 됐다.

이 자료를 본 일부 신문기자들은 술이나 마시는 공무원에게 상을 주는 한심한 자치단체인 것 처럼 기사를 작성했고 이는 전국적인 뉴스가 됐다. 그러나 실상은 너무나 다른 것이었다.
음주문화상이라는 표현도 없었고 상을 받은 공무원이 음주 추태를 부리는 공무원도 아니었다.

청주 증평 등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에 비해 지역에 살면서 동료들과 혹은 친구들과 화합의 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위해 노력하는 건전한 공무원들로 알려졌다. 수상자도 전체 공무원들의 인테넷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공무원들이 재래시장을 찾고 또 지역의 음식점에서 회식도 해야 경기가 살아난다는 논리에서 이같은 공로상이 수여된 것을 단지 음주문화상이라는 보도자료 하나만 보고 술 권하는 괴산군인 것 처럼 보도가 된것이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본것이나 다름 없다.

아무리 한심한 자치단체장이라도 업무는 안하고 술이나 퍼마시는 무능력한 공무원에게 상을 주는 군수가 있겠는가. 이 소식을 접한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는 괴산군청을 방문 임 군수를 격려하고 아주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칭찬까지 했다는 것이다.

표를 의식한 군정은 절대 펼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임 군수는 "아무리 언론이 비난을 해도 이 상의 본래 취지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신념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좋은 아이디어가 잘못 작성된 신문기사 때문에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지일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괴산군이 정말로 술이나 마시는 한심한 공무원에게 상을 줬느냐, 아니면 지역경제 살리기에 공헌한 공무원에게 상을 줬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술이나 마시는 무능한 공무원에게 준 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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