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 감독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4일 시작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마련한 오픈토크의 주인공은 개막작 '집결호'의 펑샤오강(馮小剛) 감독과 '사랑'으로 흥행몰이 중인 부산 출신 곽경택 감독.

5일 오후 해운대 백사장 위에 마련된 빈폴애비뉴에서 열린 오픈토크에서 두 감독은 진지한 대화를 가볍게 풀어 나가며 영화 팬들의 웃음과 박수를 얻어냈다. 두 감독이 2년 전 상하이 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함께 위촉된 이후 친분을 유지해왔기 때문.

야연에 이어 대작을 선보인 펑 샤오강 감독과 태풍에 이어 흥행 돌풍을 일으킨 곽경태 감독은 서로 공통점이 많다. 중국과 한국을 대표하는 흥행 감독이라는 점,전쟁 영화를 제작했다는 점 등이다.

다음은 두 감독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Q) 두 감독다 흥행을 맛본 감독인데 비결이 있나?

펑샤오강 감독(이하 펑 감독)- 곽 감독은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배우는 감독이다. 저는 아직 흥행에는 자신이 없어 오늘 곽감독에게 비결을 배워야 겠다.

곽경태 감독(이하 곽 감독)- 펑 감독은 다작을 하면서도 매 작품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분이고 도전의식이 강한 분이다. 진인사 대천명인 저희 회사이름인데 그말처럼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것 뿐이다. 저는 관객의 숨소리조차 겁이 난다. 용기가 없는 것 같다.

Q)거대한 스케일의 작업을 두분 다 했는데?

펑 감독-전쟁 영화를 기획한다고 했을때 강재규 감독 등이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 주었다. 생각보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했는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스텝 25명을 강 감독이 소개해줘 힘이 됐다.

곽 감독- 태풍을 제작하면서 무식하고 용감했던 것 같다. 한국 기술력의 수준을 확인 해 보고 싶었고 대단히 만족한다. 한 가지 교훈을 얻은 게 있다면 프로덕션 기간이 긴 만큼 인재와 천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Q) 배우들의 연기를 끌어 내는 비결은?

곽 감독-연출자와 배우 관계이전에 같이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시간이 없으니 술을 먹으면서 솔직한 모습을 본다. 연기자의 내면을 끌어내고 들쳐 보는데는 술 만한 것이 없다. 환경을 편하게 만들어 주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사랑 촬영하면서도 주진모와 박시은씨가 술을 먹고 촬영을 해 리얼리티를 살리기도 했다.

펑 감독- 그럼 침대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곽 감독- 그래서 제 영화에는 베드신이 거이 없다. 하하하

펑 감독- 베드신 촬영하면 저 꼭 불러 주길 바란다.

Q)개막작 집결호와 사랑은 주연의 배우의 의존도가 크다.감독과 배우의 호흡은 어떻께 이끌어 내는지?

펑 감독 -사실 촬영을 하면서 너무 힘이 들어 포기하고 싶었는데 그때마다 배우들이 절 설득해 주었다. 배우는 연기가 실화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고 책임은 시나리오와 감독에 있다.

Q) 내가 아시아 영화 감독이라고 생각은 언제드는지?

곽 감독- 뉴욕에서 공부하면서 비디오 샵에 가보면 중국이나 일본영화는 종종 보았지만 한국 영화는 보기 드물었다. 속이 상했다.한국적인 영화로 아시아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졌다.

펑 감독-한국 영화가 아시아와 세계 영화에서 도전과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은 자유로운 창작 환경과 직업 정신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한국 영화를 보면서 아시아 감독이라는 것이 뿌듯하다.

Q)아시아 영화와 서구 영화의 다른점과 공통점은 ?

곽 감독- 서구의 입장에서 보면 다를 수도 있지만 한·중·일은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모습은 어디서나 같다. 종교의 영향이 큰 것 같다.유교, 기독교, 불교가 융합된 아시아에서는 생활 모습에 큰 영향을 미쳐 서구 문화와는 다른 것 같다. 어차피 영화에서 보여주는 희노애락은 같지 않냐.

/부산=홍성헌기자 adhong123@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