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상업화 등으로 팬들에게 빈축

개막 4일째를 맞은 7일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주말을 많아 수많은 영화팬들이 몰렸다.개막작펑 샤오강 감독의 '집결호'를 시작으로 상영되고 있는 전 세계 64개국 275편의 영화는대부분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해운대 피프 파빌리온에 설치된 기업 광고, 영화 상영 돌연 취소, 안전 불감증 등 관객을 위한 편의 시설은 부족하다고 영화팬들은 입을 모은다.

파빌리온 광장은 무대인사 등의 이벤트가 상시적으로 열리는 곳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상징물. 영화제를 찾은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올해 파빌리온 광장은 지난해와 달리 기업 홍보로 가득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국 영화를 홍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영화홍보 부스는 대기업에 밀려 눈에 띄지 않는다. 심지어 영화제 트레일러 마저 기업 로고를 연상케 할 정도다.

부산영화제 1년 예산은 74억원 정도다. 이 가운데 중앙부처와 부산시로부터 54억원만이 지원된다. 영화제 조직위는 2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영화팬들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는 모습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영화제가 순순한 문화행사로 이어져 가길 바란는 것이다.

또 영화제 측의 진행 미숙으르 행사 의미를 반감시켰다. 신작 '히어로'를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일본 톱스타 기무라 다큐야의 기자회견과 유명감독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리젠이션'에 초청된 영화 'M'역시 비좁은 행사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행사가 지연되는 가 하면 안전 사고의 위험도 따랐다.

넓은 해운대 야외 무대에서 예정된 강수연과 전도연의 '오픈토크'도 비좁은 빈폴 에비뉴로 장소를 갑자기 옮겨혼잡을 일으켰다.

영화제 조직위는 기계상의 문제로 영화상영이 돌연 취소돼 영화팬들에게 지탄을 받기도 했다. 지난 6일 '아시아영화의 창'부문에 초청된 '먼지 속의 삶'은 기계상의 오류을 영화상영 시간이 돼서야확인을 해 영화팬들의 원성을 피할 수 없었다.

부산 남포동~해운대를 오고 가는 셔틀버스도 눈에 띄지 않는다. 메인 행사장인 해운대에서 셔틀 버스 시간표은 찾아 볼 수 없고,영화제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할 수 없다.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영화팬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산을 찾은 영화팬들은 실망감이 역력하다. 영화팬 이근호씨 (26·서울)는 " 국제적인 명성에 걸맞지 않은 행사 진행을 보면서 외국 관람객에게 민망할 정도다"며 "한두 해를 한 것도 아니고 12회를 거친 영화제로서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대구에서 부산을 찾은 영화팬 안정미씨(27)는 "매년 부산을 방문하는데 점점 상업화 되는 것 같아 아쉽다"며 "한국 영화를 이끌어 주는 진정한 영화제가 될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홍성헌기자 adhong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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