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미워요"

절정기를 맞아야 할 설악산 단풍이 궂은 날씨로 울상을 짖고 있다.

17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달 하순 해발 1천708m 대청봉을 중심으로 시작된 단풍은 해발 700m인 권금성과 귀면암 부근까지 하산했으며 다음 주말에는 비선대, 그리고 이달 말께는 소공원까지 물들일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올해 가을 설악산 단풍도 지난 해와 같이 평년에 비해 고울 것이라던 초기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

높은 곳에서 조망하는 산 전체의 단풍은 가을청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나 계곡 또는 숲 속에서 등산객들이 가깝게 접할 수 있는 등산로 주변의 단풍은 반점에 잎사귀까지 오그라드는 현상이 나타나 화려한 단풍산행을 기대했던 등산객들의 발걸음을무겁게 하고 있다.

이처럼 올해 가을 설악산 단풍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은 무엇보다 기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운 단풍이 들기 위해서는 일교차가 큰 맑은 날씨가 이어져야 하나 설악산의 경우 지난 달 하순부터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단풍이 드는 것을 방해하고있다.

특히 최근까지 이어지는 궂은 날씨는 10월 들어서는 호전될 것이라던 기상 예보를 무색하게 하는 것으로 고운 단풍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등산객 김모(45.서울시) 씨는 "단풍철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설악산을 찾았는데단풍이 별로였다"며 "기상이변이 단풍까지 영향을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설악산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고울 것으로 예상됐던 올해 가을 설악산 단풍이 현재까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등산객들 사이에서 평가되고 있는 것 같다"며 "좋지 못한 날씨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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