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정창준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3월 중순이라 봄이 오긴 온듯이 포근한 날씨다.

해마다 이맘때면 대학 교정은 재학생들의 신입생을 맞는 각종 행사로 바쁘다.

그런데 해마다 되풀이 되는 잘못된 관행 또는 전통으로 이어온 재학생의 신입생 길들이기 행사로 사고뉴스가 있어서 안타깝다.

얼마전 경기도 모 대학에서 개강과 동시 일어난 신입생 사망사건은 아직도 잘못된 관행으로 이어온 신입생 길들이기 행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래전부터 내려온 이러한 관행이 아직까지 일부 남아 있는것이 놀라웠고, 죽음까지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 또한 충격이었다.

참으로 희안한 이 비극적 관행은 집단주의의 강압적인 군부시대의 망령이다.

왜 이러한 망령이 아직까지 들러붙어 있었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과거 암울했던 시대에서 경직된 위계질서를 유지하는 방도로 또는, 군사문화의 잔재로 우리 젊은 학생들이 관행 혹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생각없이 모방하는 것을 보고 우리 모두는 분노하며, 이러한 잘못된 문화가 잔존해온 것에 대해서 기성세대들도 반성하고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은 분명 우리 기성세대들이 사전 관심과 지도로서 충분히 교정할 수 있는 일이다.

필자의 학과에서도 수년전 이러한 재학생들의 관행 답습에 일찌감치 제동을 걸어, 잘못된 관행으로 자리잡지 못하도록 애초에 방지한 일이 있다.

조기에 그러한 조짐이 보일 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으므로, 지금은 선·후배 모두 자율적이고, 서로를 인정하여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금도 과거의 우울한 전통을 답습하려는 경우가 있으므로 경계해야 할 것이다.

비단 이번 사례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 우리 인간본위의 인권을 억압하는 기제들이 소위 관행과 전통이라는 이름을 뒤집어쓰고 우울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일부 외국에서도 이러한 사회병리현상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일본, 유럽일부 국가에서 발호하는 전범 추종세력과, 미국일부에서 나타나는 극우세력들의 광적인 행동 등이 그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해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대학가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도 하나의 사회적 병리현상 일 수 있다. 이것은 어느날 우연히 일어난 일들은 아니며, 여러 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뒤엉켜 남아온 것인데, 거의 습관적으로 무디어진 것일 수도 있다.

또는 기성세대들을 무비판적으로 따라해 온 어린 학생들의 탓도 있겠지만, 일차적으로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은 바로 이들에게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할 기성세대일 것이다.

기성세대들도 잘못된 점이 남아 있으면 지속적으로 고치려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사회발전을 위해서 모두가 환경 감시자가 되려는 의식적 노력도 필요하겠다.

/정창준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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