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 석유류 가격 상승 예고

올해 연말에도 공공요금이 들썩거리고 있다.

매년 연말이면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요금을 조정하지만 내년에는 식료품과 석유류 제품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 상승도 예고돼 있어 공공요금까지 무더기로 인상되면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새해 공공요금 줄줄이 인상

서울시는 최근 하수도 사용료 현실화 계획을 마련, 2011년까지 3단계에 걸쳐 하수도 요금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시는 올해 인상 예상이었던 하수도 요금을 내년 초부터 조례 개정 절차를 거쳐 하반기에 20.5% 올리는 데 이어 2009년과 2011년에도 20.5%씩 인상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이달 중순 '경기도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안'을입법예고하고 내년부터 도내 고교 수업료를 학교와 지역에 따라 2.8%∼3.0% 인상하기로 했다.

비전문계 고교의 경우 시(1급지), 읍.면(2급지), 도서.벽지(3급지) 등 지역에 따라 수업료가 1천600∼3천300원 가량 오르고 전문계 고교도 1천∼3천300원 가량 인상된다.

인천시는 내년 1월1일 사용분부터 하수도 사용료를 가정용 23.26%, 업무용 24.87%, 영업용 25.3%, 욕탕용 24.92%, 산업용 24.14% 각각 인상하기로 했다. 이 경우 1개월에 30t을 배출하는 일반 가정은 월 1천100원의 하수도 사용료를 추가 부담하게 된다.

전남 순천시도 최근 상.하수도 요금을 20∼30%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의회 심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고, 경남 김해시는 현재생산원가의 82% 수준인 상수도 요금을 내년에 88%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공급단가 기준으로 평균 7% 요금을 올리기로 하고 내년 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강원도 원주시는 새해부터 가정용 수도요금을 t당 495원에서 543원으로 인상하는 등 평균 10.1% 인상 계획이고, 동해시는 종량제 봉투 가격을 5ℓ의 경우 80원에서 100원으로, 10ℓ는 160 원에서 190 원으로, 100ℓ짜리는 1천560원에서 1천800원으로 각각 인상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도는 이달 20일부터 시내.외버스 요금을 성인 기준으로 150원씩 일제히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내버스 요금의 경우 좌석버스(성인기준)는 현행 850원에서 1천원으로 17.6% 오르고, 공영버스는 800원에서 950원으로 18.8% 인상된다. 시외버스 역시 850원에서 1천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 라면.빵 등 서민식품.유가도 상승 예고

공공요금 만큼 서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라면, 빵 등 서민식품과 석유류 제품의 가격 상승도 예고돼 있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밀가루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가중에 따라 가격 인상폭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고, 롯데제과는 내년 2월부터 제품별로 단계적으로 과자류 가격을 15~20%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해태제과도 신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내년 3월께부터 과자류 등의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의 밀가루 값 인상으로 내년 초 라면, 과자, 빵 등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내년 국제유가도 올해보다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휘발유, 등유, 경유 등 석유류 제품의 가격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는 내년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연평균 77.5달러에 달해 올해보다 13%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으며 수급이 악화하면 일시적으로 100달러 정도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내년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올해보다 9~16% 상승한 74~79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물가불안으로 서민 직격탄

정부는 국제유가 및 곡물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물가안정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공공요금과 식료품 가격이 서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 중앙공공요금은 공기업의 비용절감과 경영개선 노력으로 최대한 흡수하고 수도.가스.대중교통요금 등 지방공공요금은 지자체와의 협조를 통해 인상률 최소화, 인상시기 분산 등을 꾀할 방침이다.

또 곡물에 대해서는 주요 곡물 생산국과의 정부 간 협력채널 강화, 국내 유통구조 개선 등을 지속 추진하고, 제분용 밀.맥아.맥주맥 등 6개 농수산물에 대해서는 기본 관세율보다 낮은 할당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3% 중반대까지 올라가는 상고하저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꼭 지출해야 하는 공공요금 등 생활물가의 상승률이 공산품에 비해 더 높아지면 저소득층에게 큰 부담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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