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공정 공천 국민지지 받는 초석"...李당선자 "밥그릇 챙기기는 안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와 만나 얘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9일 오후 통의통 금융감독원 연수원 당선자 집무실에서 당선후 첫 회동을 갖고 내년 4월 총선 공천의 원칙 등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간 회동은 대선후 처음이자 지난 9월 초 만남 이후 근 4개월 만으로, 43분간의 회동시간 중 8분 가량의 모두 발언을 제외하고는 배석자 없이 완전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당선자는 "(박 전 대표가) 참 오랫동안 애 쓰셨고 지난 2004년 공천에서도 참 개혁을 제대로 했다"며 박 전 대표의 노력을 평가한 뒤 "우리가 힘을 합쳐야 향후 5년 집권하고 난 다음에 또다시 `5년 더 일을 해 달라'고 국민이 맡기지 않겠느냐. (국민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정치발전이 많이 이뤄지고 또 많이 변하고 했는데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까 정치발전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이 당선자에게 ▲경제 살리기 ▲국가정체성 바로잡기 ▲정치발전 노력 등 3가지 사항을 당부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그동안 정치가 많이 발전했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계속 발전해 나가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사실 공천 문제나 이런 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초석이 된다. 거기서부터 삐걱거리면..."이라며 공정 공천을 정면으로 주문했다.

이에 이 당선자는 "내 생각도 똑같다. 국민이 볼 때 이 사람들 `밥그릇 챙기기'나 하고 말이지 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 안된다. 국민이 정치권과 한나라당에 바라는 게 있는 만큼 아주 공정하게 해야 한다"면서 "잘 해야 할 책임이 당 대표에게 있고 우리도 옆에서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4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진영이 공천시기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이 이날 회동에서 외견상 `공정하고 합리적' 공천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서로의 강조점은 다른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당권.대권분리에 관한 당헌.당규 정신 준수 및 조기 공천을 주문한 것이고, 이 당선자는 이에 대한 확실한 대답없이 원론적 차원의 공정공천 원칙만 언급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당선자는 "앞으로 입법을 하고 개혁적인 부분을 추진하고 민생을 살리려면 국회가 굉장히 중요해진다. 정말로 국민이 원하는 정치변화를 가져오려면 과반수가 필요하고 박 전 대표가 애를 더 써야 한다"며 협조를 구했고,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자가) 정말 옳은 정치와 나라발전을 위해 나가시면 당에서도 적극 지지하겠다.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당선자는 "정치변화에 있어 박 전 대표가 지난번에 이미 시설을 잘 깔았고 그 점을 높이 평가한다. 나 혼자 하라고 하지 말고 (우리가) 사심없이 하면 같이 하면..."이라고 협력을 거듭 당부했고, 박 전 대표는 "그렇게 하면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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