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시간의 효율적 관리는 현대인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아침형 인간'이니 '저녁형 인간'이니 하는 여러 가지 잡설이 도서로 출판될 정도로 이목을 끄는 것도 여기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진료를 하다보면 이에 대한 질문도 많다. 단순하게 스스로의 체질이 아침형인지 아니면 저녁형인지 알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다. 체질에 맞추어 효율적으로 삶을 영위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인간은 체질적으로 아침형과 저녁형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오랜 습관이 몸을 편하게 길들인 면이 있어 어느 한쪽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오전 내내 정신이 맑지 않은 상태에서 보내기 쉬우며, 이러한 사람들은 저녁에 정신이 최고조로 깨어난다. 결국 밤늦게 활동하게 되어 잠자리에 늦게 들기 쉬우며 이는 다음날 늦잠으로 이어진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좀 더 눕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니 일찍 일어나는 것이 더욱 힘들 수 있다. 현대인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배도 비우지 않은 상태에서 수면을 취하기 때문에 깊은 수면에 이르기 어렵다. 이는 만성피로로 이어지고 아침잠에 더욱 집착하게 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과 저녁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대자연에 맞추어 생활하는 것이 가장 좋다. 비록 자연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지만 자연의 가장 큰 흐름인 밤낮과 사계절은 우리의 몸과 환경을 항상 지배하고 있다. 자연이 잠들 때 같이 자고 자연이 일어날 때 같이 일어난다면 자연의 기운을 최대한 흡수하여 건강을 향상하거나 유지할 수 있다.

그럼, 아침은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조깅이나 산책, 혹은 운동 등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매일 아침 인시(寅時), 즉 새벽 3시 30분에서 5시 30분 사이에 일어난다. 여름에는 해도 일찍 뜨고 날씨도 따뜻하니 조금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고, 겨울에는 해도 늦게 뜨고 날씨도 추우니 조금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닭 울음소리에 맞추어 생활하였는데 첫 닭이 울면 일어나야 한다고 하였다. 너무 부지런하여 첫 닭이 울기 전에 일어나는 것도 해롭고, 너무 게을러서 해가 뜬 다음에 일어나는 것도 해롭다고 하였다. 여름에는 첫 닭이 울면 바로 일어나고 겨울에는 해뜨기 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바로 활동을 시작하면 오장(五臟)을 상하기 쉽다. 자리에 앉아 이불을 두른 채 호흡을 조절하고 치아를 맞부딪쳐 신(神)을 모은다. 치아를 맞부딪치는 것을 고치(叩齒)라고 하는데, 정신을 깨우는 동작이기도 하지만 치아도 튼튼하게 하고 뇌에 자극을 주어 뇌기능을 발달시키고 정(精)을 굳건히 하여 뼈를 튼튼하게 한다. 치아가 약하거나 잇몸 질환이 있는 사람은 아침에 진한 소금물을 머금고 치아를 맞부딪치면 며칠 내로 치아와 잇몸이 튼튼해짐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수시로 치아를 맞부딪치면 정신이 맑아지고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한참동안 치아를 맞부딪쳐 신기가 안정되면, 혀로 잇몸 안팎을 마사지한다. 잇몸 마사지를 수십 번 시행하면 몸 전체가 화창하고 혈맥이 저절로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입 안에 침이 가득 고이게 되는데 이를 세 번으로 나누어 천천히 삼켜 단전으로 들여보내 원양(元陽)을 보한다. 침은 몸 안의 진액과 같은 것으로 위와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기운을 돋우고 진액을 보충하여 피부와 머릿결을 윤택하게 한다.

이어 평소 보양하는 한약을 먹고, 양 손을 문질러 열이 나게 한 후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의료기공을 실시한다. 의료기공을 여러 가지가 시중에 소개되고 있는데 자신과 잘 맞는 것으로 골라 시행하면 된다. 만약 기공을 전혀 할 줄 모를 때는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는데 대신 속도는 최대한 낮추어 전신의 기운이 두루두루 퍼질 수 있도록 한다.

체조를 마치면 머리를 빗고 양치하고 세수를 한 후에 좌우명이나 도움이 되는 글을 읽은 후 정원을 백 보정도 산책한다. 그 후 공부를 하거나 활동을 하면 정신이 맑아 몇 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해가 뜨면 아침을 넉넉히 먹는다. 산해진미를 아침에 먹으면 모두 보약이 되고 저녁에 먹으면 독약이 된다. 아침을 다 먹고 나면 손으로 배를 문지르며 이삼백 보 산보한다.

이상과 같은 아침맞이는 모두 실천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하지만, 게 중에 몇이라도 실천한다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