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하향 안정세 전망… 단기 급등락 주의보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석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은행권 자금이 증시로 이탈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주가 불안 등의 여파로 진정되면서 당분간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서민 주택대출자들이 한 시름 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새해 금융제도 변화나 국제시장 불안, 은행권 영업경쟁 재개 등으로 주택대출 금리가 단기 급등락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금리위험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번 주 변동금리부 주택대출 금리를 지난 주보다 0.01%포인트 낮은 6.54~8.14%로 고시했다.

국민은행의 변동금리부 주택대출 금리가 하락한 것은 작년 10월8일 0.01%포인트인하 이후 석달여만에 처음이다.

당시 6.00~7.60%였던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 14일 6.55~8.15%까지 오르면서 석달간 0.55%포인트나 급등했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17~7.87%와 7.08~8.12%로 각각 0.

02%포인트 하락했으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0.01%포인트 하락한 6.78~8.28%와 6.88~8.28%로 고시했다.

주택대출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의 하락 에 따른 것으로 CD 금리는 지난 16일 3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데 이어 18일에도 5.87%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고정금리부 주택대출 금리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초 신한은행의 3년 고정금리부 주택대출 금리는 7.16~8.56%로 지난주 초에 비해 0.74%포인트 급락했으며 국민은행과 농협은 6.97~8.57%와 6.81~8.01%로 지난 8일에 비해 0.56%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자금난이 완화되고 있는 데다 시장 금리가 국제금리 하락세에 동조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주택대출 금리도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은행 박동영 자금부장은 "최근 특판예금을 통해 예수금을 늘리고 있는 은행들이 상반기 동안 자산증가 속도를 조절한 채 수신 확대에 중점을 둔 영업전략을 펼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기관들이 최근 금리를 고점으로 인식하고 은행채와 CD 매수에 나서기 시작해 금리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 영향으로 금리 하락세가 연중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국내금리가 국제금리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고 경기에 좋지 않은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대출금리는 연초에 고점을 찍은 것 같다"며 "증시 조정으로 머니무브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여 콜금리 인하가 없더라도 대출금리는 작년 하반기 상승분을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현상과 새해 제도 변경 등의 영향으로 급등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은행채와 CD 만기규모가 100조원에 달하는 점과 은행권의 영업전략 변경가능성 등도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어서 대출자들의 금리위험 관리 노력이 요구된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SC제일은행 등 6개 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5개월만에 감소했지만 올들어 증가세를 재개하면서 17일 현재 작년말보다 4천417억원 늘어난 173조9천48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 박 부장은 "3월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콜금리에서 RP(환매조건부채권)금리로 변경키로 한 점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은행채 발행 신고제 시행으로 은행권의 분담금이 증가하거나 자산확대 경쟁이 재개될 가능성 등이 금리 급변동의 잠재 요인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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