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포럼>김완하 시인ㆍ한남대 문창과 교수

2008년은 몇 가지 국면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때이다. 모든 일의 결과는 시간을 경과하여 지켜봐야 하겠지만, 우리에게는 출발의 계기가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무엇보다도 경제적 경험이 확고한 새 대통령이 들어섰다는 기대감이 그것이다.

물론 새 정부 출범에 앞서 각부서 장관 인사의 난항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조만간에 그것도 정리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는 세계 속의 한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의욕들이 넘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난 해 연말의 서해 기름유출 사고에서 유래된 충청 지역 경제의 파탄과, 2월 초순의 남대문 화재로 인한 전소(全燒)의 충격을 겪으며 어쩌면 우리들의 기대가 쉽게 성취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움이 앞선다. 이 모든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는 다시 근본적인 문제와 본질에 대하여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기초적인 질서와 상식 그리고 본질과 성실성이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21세기 최첨단 과학 문명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사람의 문제이고, 그래서 사람만이 다시 희망이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닥쳐온 시련 앞에서 결코 위축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심기일전하여 새롭게 박차고 일어서는 투지와 정신이 각별하게 필요한 때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 바 기회 앞에 다가온 위기를 반전시켜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역전의 승부사 근성을 최고도로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점에서 나는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문학의 역할과 기능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본다. 문학은 언제라도 인간의 본질과 근본적인 문제로부터 떠난 본 적이 없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놀라운 이면들을 파헤쳐서 새로운 사실을 밝히더라도, 그것은 모두 인간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문학의 본분이 인간됨의 바탕, 보다 인간다움의 추구라는 점을 떠올리면서 이러한 때에 문학의 역할이 더 크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2008년 봄의 꿈과 희망은 아직도 유효하다. 봄이야말로 겨울의 상처가 풍기는 향기가 아니던가. 지난 가을에 꽃봉오리를 맺었다가 겨울을 넘어 피워내는 저 대흥사의 동백꽃이 그러하지 않은가.

또한 겨우내 꽁꽁 얼었다가 풀리는 폭포수의 힘찬 낙하가 그러하고, 산비탈에 찬 기운으로 덮여 있던 응달이 풀리면서 땅의 훈기를 빨아들여 곧 피어날 진달래가 또한 그러하다. 꺾인 가지에도 잎이 돋고 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그 상처를 딛고 피는 잎이 더 강하게 자라는 법이다. 어떠한 일도 시련 없이 성취되는 경우는 없다. 그것은 요행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로또의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할 수 있다. 요컨대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일들을 생의 활력으로 살려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때를 맞이하여 나는 몇 가지 새로운 마음을 다짐해 본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서 하루를 다시 계획 하겠다. 그리고 일과를 마칠 때는 하루를 돌아보고 점검해 보아야 하겠다. 일주일을 보낸 뒤에는 그것을 평가하고 다시 정리해야 하겠다.

그리고 다음 주의 계획을 점검하고 수정하여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생활해 나가려 한다. 새 학기를 맞이하면서 다시 만나게 될 새로운 얼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이제 고등학교의 생활을 마감하고 대학 사회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고등학교의 위상을 과감히 버리고 대학인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봄의 꿈과 희망으로 거듭나는 이 봄에!

/ 김완하 시인ㆍ한남대 문창과 교수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