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泰淳 칼럼>서울본부 취재국장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들어 충북에는 큰 인물이 없다고 한다. 막상 중앙에 가서 일을 하려고 보면 줄 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권부의 상징인 청와대는 물론 국회나 행정부 사법부 등에도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10년 전 DJP 연합인 ,국민의 정부,에서는 JP가 있어 충북 출신이 다수가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들어서 ,푸대접, 을 받다가 이명박 정부에서는 아예 ,무대접,을 받고 있다. 충북의 경우 청와대 수석과 장관, 5대 사정기관 등에 한명도 없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새 정부 책임자들의 특정지역에 대한 편중은 가히 압권이다. 지금 충청 지역민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들 만큼 소외의식을 느끼고 있다. 지역 정서를 대변할 만한 거물급 정치인도 없다. 충북도를 비롯 각 자치단체마다 로드맵이 거창하다. 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각 자치단체장마다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부분 국비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다. 유력 정치인이 있으면 얼마든지 쉽게 풀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국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있으면 문제는 간단하다.

현재 정치인은 정권 실세들과는 거리가 멀다. 이명박 정부들어서는 아예 씨조차 말라버린 형국이다.

무릇 가계나 기업이나 국가 경영은 사람이 한다. 정부 요로에 창구 역할을 해 줄 사람들이 없다는 것은 그들 지역의 각종 현안 사업이나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에 차질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들 지역의 또 다른 낙후가 불 보듯 뻔해지는 이유다.

영향력 있는 정치인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란 걸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인물만 있으면 중앙 무대에서 지역 일을 하는데 수월하다. 과거 같으면 김종호, 정종택, 이춘구, 박준병 같은 분들을 거론 할 수 있다. 지금도 계보정치가 예전만 같지 않지만 이어지고 있다. 이 여파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권부는 권부대로 관료는 관료대로 연줄망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연줄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북 출신들은 ,동아밧줄,이 없기 때문에 인적네트워크가 형성 돼 있지 않다.

자신을 보호해 줄 만한 힘이 없어 눈치나 살피고 기회나 엿보는 사람처럼 행세하고 있다. 일부 관료나 사업가들은 살아남기 위해 아예 영.호남에 연줄을 대고 있다. 우왕좌왕 하는 것보다는 특정 지역에 연줄을 대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충북은 실세 위치에 있어도 인사청탁을 하는 경우도 드물다. 문전박대를 당하거나 외면하기 때문이란다. 어느 경우는 부탁을 하면 들어줄 수 있는 위치에 있어도 몰라서 봐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타 지역 출신의 경우 ,호형호제, 하면서 서로 이끌어 준다. 행정 주사가 발령을 받아도 상사한테 ,잘 부탁한다, 는 전화가 걸려온다는 것이다. 타 지역은 향우회를 중심으로 잘도 뭉친다.

하지만 충북은 거의 뭉치지 않는다. 민간지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충북협회,마저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회장이 취임한지 2년이 넘도록 내분에 휩싸여 총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인사 때마다 요직에 영.호남을 안배하고 있지만 충북은 기타 지역으로 분류된다.

실력이 같은데 고향이 ,충북,이란 이유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충남. 대전은 다르다. 자민련 텃밭에 이번 총선에도 ,자유신당,을 중심으로 뭉친다. 향우회도 충청향우회을 중심으로 자주 뭉친다.

옛말에 ,수양산 그늘 강동 팔십리,란 말이 있다. 충북의 발전을 위해 큰 인물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뭉쳐야하고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진정서나 투서나 일삼아 가지고는 인물이 클 수 없다.

/김태순 서울본부 취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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