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근회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금지된 2003년 이후 5년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허용하는 쇠고기 협상과 그 시작을 알리는 농림수산식품부장관 고시 유보는 우리 농민과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다. 전국에서 제2의 4·19처럼 학생을 중심으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자 비로소 위기감을 느끼는 정책 입안자들의 안이함과 본질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무능이 참 측은하기까지 하다.

지금 우리 농업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활로를 찾아낼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는 아직도 식량을 수입해서 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러 곳에 있다.

이런 사람들이 농업을 우습게 알고 식량위기에 대한 위기의식조차 못 느끼는 사람들이다.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은 우리 농업의 근간을 이루어왔던 경종축산의 생태순환 고리를 완전히 끊어 놓게 될 것이다. 또 앞으로 우리 농업은 더욱 더 외부에 의존하는 생산방식의 농업이 중심을 이루고 생태 순환의 원리를 지키는 소농들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논리대로 핸드폰, 자동차 수출해서 농산물을 사다 먹을 수 있는 등식이 과연 미래에도 계속 가능한 일일까? 이러한 생각이 과연 몇 년 동안이나 가능할까. 정확하고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미 이 등식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식량자급률 25%인 나라에서 식량에 대한 위기감, 걱정이 없는 나라는 우리 국민일 것이다. 곳곳에서 감지되는 기후변화, 지진, 해일 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들의 대안은 과연 무엇인가.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는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없다.

새로운 변화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위기감 없이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 우리 농업의 새로운 의미와 변화는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서 많은 것을 찾아야 한다. 농업이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문제로 인식하는 계기가 시작되고 있다. 정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젊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는 우리의 먹을거리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끊임없는 협력,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주식으로 한 새로운 먹을거리 운동, 에너지가 적게 투입되는 생산방식의 변화 등 농업에도 새로운 생산방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농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변화의 기운이 젊은 학생들에게서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이 우리 농업의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 촛불이 우리 농업을 위해 영원히 꺼지지 않는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 농업과 농촌, 국민의 건강을 살리는 유기농업 운동의 중심에 항상 국민 한분 한분이 그 중심에 서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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