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손동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청주동부운영센터 인정관리팀장

손동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청주동부운영센터 인정관리팀장
이 시대에 과연 누가 상전인가!

반상의 구분이 없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더 대우받고 높임과 위함을 받는 계층이 있고 세대가 있게 마련이다.

어르신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드린다면 많은 분들이 "애들이 상전이지"하는 답변을 하실 것만 같다.

실제로 번잡한 길을 가다 젊은이들과 마주치면 한발 옆으로 비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편은 어르신들이다.

어깨라도 마주치면 그분들이 더 미안해 하시고 전철이나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받으면 과분한 대우를 받은 것처럼 황송해 하신다.

더욱이나 나이 드셔서 중풍이나 치매 등 원치 않는 질병을 얻어 자리에라도 눕게 되면 자녀들에게 폐가 될까 전전긍긍하시는 모습을 우리 주위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현실이다.

어쩌다 보니 우리 시대의 어르신들이 당당하지 못하고 주눅든 세대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 시대 부모자식간의 관계가 흉허물이 없는 친구 같은 사이로 발전해 감은 좋은 일이지만 때로는 지나침이 있어 자녀들이 부모를 공박하고 대어드는 현상도 자주 발견하게 된다.

또한 나 자신을 돌아 볼 때도 효(孝) 실천이 생활이 아닌 일회성 행사로 치러지고 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부모님께 가끔 전화 드려 안부를 묻고, 생신이나 집안 행사 때 모여 음식 대접하고 선물 드리는 일 이상으로 효(孝)가 나아가고 있지 못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아직도 대다수의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어르신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려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정신이 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 모두의 삶이 바빠지고 개인 중심화 되다 보니 기력이 쇠해가고 사회적인 영향력이 적은 어르신 세대가 밀려나는 일 또한 피할 수 없는 사회현상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옛날만 돌아보고 현재의 사회현상만 탓하는데 머무를 수만은 없는 일이며 이제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는 7월1일 부터 '사회적인 효(孝)'를 실천하기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된다고 한다.

몸이 불편함에도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었던 어르신들과 노부모 병수발에 고된 삶을 이어온 자녀들 모두에게 희망적인 소식이라 생각된다.

음지에서 고생해 오셨던 모든 어르신들과 그 가족들의 짐이 하루 빨리 덜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나 생각해야 할 것은 시대적으로 효(孝)의 외형과 실천은 변해갈 지라도 그 안에 깃들어야 할 정신은 지속적으로 살피고 넓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들이 어르신들을 향하여 성난 눈으로 돌아보는 세대가 아닌, 그 분들에게 위로와 의지가 되는 자녀들로 다시 거듭나야 하리라.

험한 세파를 넘어 수고스런 항해를 마치고 인생의 종착역을 멀리 두지 않은 어르신들을 향하여 '낯빛을 부드럽게 하자'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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