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훈교수

세계가 무한 경쟁으로 치닫는 요즘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노력들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중에서 도시자체로 세계화에 앞장서는 사례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웃 일본 구마모토, 스페인의 빌바오, 체코의 체스키 크럼로프, 오스트리아의 그라츠, 미국의 셀레브레이션 등 지역의 산업이나 문화 혹은 역사적 단서를 바탕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러한 도시들이 유명한 시설이나 공간 혹은 문화와 도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이 쾌적하게 거주할 수 있는 도시공간구조를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가치를 가지고 세계 다른 도시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를 관광이나 정치 산업 등 특징적 요소로 유형화시키면서 주요기능을 부각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한 가지 방향으로 도시모습이 흘러가게 되어 실질적인 도시 삶의 진정한 의미를 판단하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열거한 도시들의 경우 지역의 상징적 특징과 정주환경이 병합적으로 그리고 조화적으로 형성되어 도시정체성과 도시 삶의 질이 서로 상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 있는 도시들의 공통적 특성을 10가지로 살펴보면 우리의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지금까지 스스로의 잠재력을찾아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첫째는 내부성으로 모든 건물들은 사람들이 느끼기에 편안한 형태의 가로와 공간들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며 특히 도시외부에서 보는 대상이 아닌 내부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좋은 도시는 강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는 도시의 특징적 이미지나 시설, 문화, 역사 등 도시의 분명한 대표성을 가지면서 이를 근거로 풍부한 도시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좋은 도시는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여러 계층의 연령이 사회를 건전하게 구성하면서 이들을 위한 독립적 문화와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가 형성이 되어 서로 자주적이며 복합적인 사회를 형성하여야 한다.

넷째는 공공영역으로써 도시 안에 다양한 계층과 그룹이 이용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공공시설과 공간이 균등하게 계획되고 설치되어야 한다.

다섯째는 좋은 도시들이 위계적으로 중심지(Center)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는 도시를 대표하는 중심지와 권역을 대표하는 중간규모의 중심지 그리고 작은 지역의 중심지 등이 골고루 분포하여 주민들이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여섯째는 편리성으로써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시설과 공간들이 근접해 있어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과도하게 밀집한 경우는 과다한 경쟁과 영세성으로 인해 근린사회의 형성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일곱째는 보행성이 좋은 도시의 기준이다. 특히 산업사회의 등장으로 자동차위주의 도시공간이 가져다주는 인간성의 상실 현상에 대한 반성으로 현대도시는 점차 안전하고 즐거운 보행성을 확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계획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여덟째는 접근성으로 가능한 사람들이 목적지로 이동을 할 때 개인승용차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편리하게 다다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편리한 대중교통을 통하여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통행수단을 형성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와 같이 현대적인 공간구조와 의식구조를 가지는 현실에서는 극복하기에 가장 어려운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홉 번째는 도로망으로써 좋은 도시는 가능한 작은 가구구조의 도로망들이 서로 편리하게 교차하고 여러 방향에서 접근이 가능하게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좋은 도시는 교육, 치안, 안전, 전력, 상수, 하수 등 커뮤니티 서비스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들은 주관적인 측면으로 우수성을 판단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도시관리와 운영적 측면에서 정책과 전략을 통하여 지자체 지도자의 의지에 따라 분명히 성취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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