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칼럼>논설위원

김영대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만 해도 신문 등에 글을 올리는 데 크나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유는 노 전 대통령은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갖가지 사건(?)을 쏟아내 언론들에게 쓸거리를 제공했었다.

보통 정권이 바뀌면 '허니문' 기간이라고 해 6~7개월 정도는 언론이나 야당에서까지 가급적 비판적안 입장을 유보하는 게 관례 아닌가.

막 출범한 새 정부의 완벽한 조직구성을 위해 최소한의 기회를 주자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약 한달 여 후부터 이같은 '최소한의 예의'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각계의 진단이고 기회 있을 때마다 경쟁적으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임기 초반부터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대로 하향곡선을 그리는 전무후무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로부터 별반 사랑을 받지 못했던 노 전 대통령도 집권 80여일 무렵에 60%대 지지율을 유지, 크나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새 정부는 초반인 요즘이면 국정 청사진을 새롭게 펼치면서 국민을 감동시키고 모처럼만에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했다는 좋은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국정 지지도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마냥 치솟아야 할 때이다.

그러나 민심이반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급기야 20%대에서도 더 추락하는, 사실상 국가리더십의 부재현상이란 지적까지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벌써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 일지 모른다.

출범한지 5개월여 밖에 안된 정부의 업적이나 공과를 평가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그러나 한번 떠난 민심을 되돌리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이 대통령은 특정 전임 대통령과 별반 차이는 물론, 오히려 더 못하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완전 형성되기 전 특단의 대안책을 내놔야 한다.

임기 초반인 점을 감안할 때 20% 이하로 추락한 민심에 대한 반전 기회는 있다고 본다. 평소 이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게 나의 장기'라고 말 하지 않았던가.

당장 지지율 급락의 본질인 무원칙한 인사체제에 대한 대대적 쇄신을 우선해야 한다. 그동안은 민심수습과 여론무마, 분위기 쇄신 등 정치적 목적과 타인권고에 이끌린 인사였던 게 아닌가 보여진다.

인수위 시절부터 지금까지 쓸만한 인재란 평가를 받는 고위인사가 얼마나, 또 누구인지 냉철하게 되짚어 봐야 한다. 도덕성도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그리고 국무총리는 도데체 뭐하는 인물인지 궁금증이 생길 지경이다. 수일전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 문제와 관련, 정부의 딱한(?)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웃지못할 사건은 각 언론메체를 통해 온 국민, 특히 농민들 울분을 토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총리실 직원들과 미국 쇠고기 시식회를 갖는 자리에서 '맛있다'고 내뱉은 말은 마치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홍보에 나선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기 충분하지 않았나 보여진다.

우리나라 총리께서 우리 농민들이 생산하는 '순수한우'는 뒤로한 채 미국산 쇠고기 홍보에 뛰어든 셈 아닌가.

이외 상당수 장관님, 일부 비서진들도 여러 가지 면에서 민심이 악화되고 정부와 경제의 신뢰를 잃는데 한몫을 해오고 있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반 없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 때 함께 사냥에 나선 헌터 중심의 인사가 아닌 각계의 경륜 있는 전문가를 냉철하게 검증을 거처 내각과 청와대에 골고루 포진시켜 새로운 출발에 나서야 한다. 우리 백성들 모두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이 곧 나라가 사는 길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이 대통령과 근접 고위직, 참모진 모두는 깊이 헤아리시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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