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ㆍ박희태ㆍ안상수 홍준표 거론
친朴주자 없어… 박근혜 선택 변수

한나라당 차기 당권경쟁 구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캐스팅 보트를 쥘 지 관심을 모으고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25일 친박(親朴·친 박근혜) 인사들의 복당을 요구하며 당 대표 경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향후 당권에 '박심(朴心)'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현재 당내에서 정몽준 최고위원과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안상수 원내대표, 홍준표 의원 등 4명이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 임태희 의원은 29일 차기 당 대표의 자격에 대해 "청와대와 소통이 잘되고팀워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연장선에서 당 지도부가 선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준에서 중진급 후보군으로 오르내리는 주자 중에서 이미 당권도전을 선언한 정 최고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서 승리한 여세를 몰아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당초 박 전대표에 대한 대항마 성격이 강한 데다 당내 기반이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박 전 부의장은 당내 주류측 당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상태에서 '와일드 카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비록 공천에서 탈락해 '무관'의 신세가 됐지만 온화한 성품에다 정치적 경륜 등으로 볼 때 당의 화합을 위해 손색없는 카드라는 평이다.

친이(親李)계 4선인 안 원내대표와 홍 의원은 이 대통령과 '코드'가 맞고 관리형 대표로 적임이라는 얘기가 많다. 최근 여권내 기류가 '실세형 대표'보다는 '관리형 대표'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들의 당내 득표력이다. 이들이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당원들을 자신의 품안에 끌어들일 리더십을 갖추고 있느냐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선택이 당권의 향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유력한 당권경쟁 후보 4명을 놓고 박 전 대표측의 호.불호는 엇갈릴 수도 있다. 실제 너무 주류 색채가 강한 후보에 대해서는 친박측 주변에서도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에서 탈당한 친박 인사들의 복당을 거듭 촉구하며 "전대 출마 여부는 당의 공식 입장이 나온 뒤 생각할 문제이고,지금은 얘기할 수 없다"며 출마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전대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기 보다는 친박 인사들의 복당을 '압박'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여하튼 박 전 대표의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한나라당 역학구도상 '박심(朴心)'이 당권 향배에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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