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허송빈 기자

▲대전 주재기자=허송빈
서천군이 조건부로 받아들이기로 한 장항산단 해법을 놓고 충남도의 수장인 이완구 도지사와 정부청사에서 단식도 불사한 나소열 서천군수 간의 서로 다른 대처방안이 비교되고 있다.

먼저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건교·환경부 장관이 고시 동기생임을 수차례 강조하며 정부 원안인 374만평 즉시 착공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16일 한덕수 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적절한 해법을 찾고 오겠다는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충남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에 밝혔던 '선착공, 후보완'을 되풀이 해 실망을 안겨 줬다.

지난 15일로 군수는 급히 도청을 찾아 지사를 만났다. 나 군수가 환경부 대안을 수용하자고 제시하자 이 지사는 특유의 달변으로 중앙 각부처 요직에 있는 사람들과의 개인 친분을 누차 강조해가며 마치 선생님(이 지사)이 학생(나 군수)을 불러다 토닥거리 듯 달래 서천으로 돌려 보냈다.

문제는 이 지사가 취임 이후 지역 현안을 두고 개인친분을 내세우며 총리, 장관을 만나고 다닐 때, 나 군수는 대통령과 면담하고 환경부 대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는 데서 출발한다.

아무리 이 지사가 한 총리를 면담해 담판을 짓는다 한들 주무부처인 건교부 장관의 '好不好' 한마디에 장항산단의 운명이 달려 있음을 이 지사 본인 스스로 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건교부장관과 통화, 면담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는 것 아닌가.

두 사람 모두 '충남도민과 서천주민'을 위하고 있음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이쯤에서 이 지사는 개인친분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실리를 더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담판을 짓겠다'는 이 지사의 말도 이제는 지겨울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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