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괴담이 사이버 세계를 광풍인 듯 휩쓸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도심의 청계천 광장 일대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항의하는 대규모 촛불시위가 벌어졌다. 이명박 탄핵 투쟁연대, 주최로 열린 시위에서 1만여 참가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하면서 탄핵 구호를 외쳤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반미 감정을 증폭 시킨 ,효순 미선 양 촛불시위, 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인터넷 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 청원 서명자 숫자가 3일 새벽 1시쯤 70만명이 넘어 섰다. 정치권에서는 인터넷상 서명이기는 하나 탄핵 서명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경우 상징성이 큰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원인 제공은 이 대통령의 발언과 무사안일하게 대응한 정부 측에 있다.

이 대통령은 미일 순방 마지막 날인 지난달 21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질 좋은 쇠고기를 도시 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 라며 축산 농가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정부도 국민의 불안감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문제없다"는 식으로 일관해 왔다.

농수식품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은 한술 더 떠 "광우병은 특정위험물질(srm)만 제거하면 마치 독을 제거하고 복어를 먹는 것처럼 안전하다"고 말해 또 한 차례 민심을 자극했다.

뒤늦게 정부 당국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국제적 기준과 과학적 근거에 의해 이뤄졌다"등 담화문를 발표했지만 국민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정치적 고려의 필요성을 밝히는 대신 안정성을 확보 자신감을 피력하며 국민의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나아가 국내 축산 농가 피해방지책 등 본질적 문제에 접근했어야 했다.

이 대통령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정례 회동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실상을 적극 알리라"로 하자 장관이 움직인 모양새가 됐다.

국정의 쟁점에 대한 무기력하고 굼뜬 대응자세를 보고 있자면 왜 그들이 장관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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