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정부가 회원제 골프장 입장료에 붙는 개별소비세와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폐지하면서 골프장 간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과 지방 골프장간의 입장료 차액이 더욱 확대되면서 '가격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예컨대, 수도권과 충청권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입장료 차이가 주중 2만 4000원, 주말 1만 8000원 정도인데,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세금이 폐지되면 주중 5만 9000원, 주말 5만 7000원으로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수도권 골퍼들이 주중에 충청권을 더 많이 찾으면서 수도권 골프장들의 주중 입장료 인하를 유도할 것이다. 하지만 지방 회원제 골프장과 퍼블릭 골프장간의 입장료 차액이 축소되면서 퍼블릭 골프장이 그동안 누려왔던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이용객수 감소 및 수익성의 둔화가 예상된다.

충청권 퍼블릭 골프장의 입장료는 주중 11만 2000원, 주말 16만원으로 회원제와의 차액이 주중 3만 6000원, 주말 4만원이다.

그런데 세금이 폐지될 경우, 회원제와 퍼블릭의 입장료 차액이 주중에는 1만 5000원으로 줄어들고 주말에는 오히려 회원제가 5000원 싸게 되는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충청권 퍼블릭의 입장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퍼블릭의 입장료를 인하시키는 동시에, 회원제와 퍼블릭 간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특히 주말에는 이용객수가 많아서 입장료가 세금 인하폭만큼 내리겠지만 주중에는 이용객수가 적어 가격인하 경쟁이 전개되면서 주중 입장료는 세금 인하폭 이상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과 호남권 회원제 골프장들의 평균 입장료 차액은 현재 주중 5만 5000원, 주말 4만 6000원인데, 세금 폐지시에는 그 차액이 주중 8만 8000원, 주말 8만 3000원으로 확대된다.

즉 수도권에서 한번 플레이할 수 있는 비용으로 호남권에서는 두 번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과 호남권 퍼블릭 골프장간의 입장료 차액이 주중 9만 3000원, 주말 8만 8000원에 달하고 있는데, 세금이 폐지되면 호남권 퍼블릭 골프장간의 가격인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입장료가 가장 싼 호남권은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해외골프비용 상승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골프장들은 세금 폐지시 영남권 등 내륙 지방 회원제 골프장과의 가격경쟁력이 없어지게 된다.

제주도와 영남권 회원제 골프장들과의 입장료 차액이 주중 4만 2000원, 주말 3만 7000원에 달하지만, 영남권 회원제 골프장들의 평균 입장료에 붙는 소비세가 폐지되면, 그 차액이 주중에는 6700원으로 줄어들고 주말에는 오히려 제주도가 700원 비싸게 된다.

따라서 영남권 골퍼들은 제주도 골프장으로 갈 유인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제주도 골프장들이 수도권 등 육지 골퍼들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포함한 전동카트피, 캐디피 등을 대폭 인하해야 할 것이다.

한편, 골프장 입장료에는 개별소비세 1만 2000원, 교육세·농어촌특별세 각각 3600원, 부가가치세 10%, 체육진흥기금 3000원(입장료 5만원을 초과할 경우)등이 포함되어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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