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부부관계, 디스크에 오히려 도움‥통증 심할 땐 피해야

'허리가 약하면 남자 구실을 못한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부부생활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허리 건강.

그러나 심각한 척추 질환이 아니라면 요통환자에게 성생활은 증상개선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전에 워밍업을 충분히 하고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주의한다면 허리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것.

◇ 적당한 부부관계, 허리근육 강화 = 허리디스크나 요통 환자들은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요통환자 대부분이 성생활을 꺼리고 있으며 담당의에게 성생활을 해도 괜찮으냐는 질문조차 쑥스러워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속설과 달리 대개는 성생활이 허리디스크를 유발하거나 더 악화시키지는 않는다.

허리디스크는‘벨트 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4-5번 요추 사이 또는 5번요추-1번천추(아래 허리 뼈) 사이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이 부위는 성행위와 관련되는 신경분포와는 달라 디스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적당한 성행위는 허리디스크 치료에 도움을 준다. 척추는 모두 33개의 뼈와 디스크로 연결돼 있으며 그 주위를 인대와 근육이 감싸고 있다.

이 조직들은 척추의 각 마디를 연결하고 지지하면서 우리의 몸을 지탱한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취하는데, 이 자세에서는 디스크 한쪽으로만 압력이 몰리는 경우가 많으며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근육 중에서 특정부위만 사용하므로 다른 쪽은 근력이 떨어져 허리가 약해지는 일도 흔하다.

부부관계 중에는 ‘허리 신전운동’(허리를 뒤로 젖히는 운동)과 ‘골반들기 운동’ 등 허리디스크 치료에 도움이 되는 동작들이 수반되므로 허리를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또 허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척추 및 주변 조직들이 골고루 움직여 자연스럽게 허리 강화 효과가 나타난다.

추간판(디스크) 탈출이 심하지 않을 경우 허리를 적당히 뒤로 젖히는 자세는 척추의 후종인대(뒷쪽 인대)가 추간판을 안으로 밀어주므로 탈출된 디스크가 원래 위치로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 심한 통증에는 피해야 = 모든 요통환자에게 부부관계가 약이 되지는 않는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급성 요통이 생겼을 때에는 가능한 한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

이런 급성 요통환자는 2~3일 휴식을 취한 후에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해 근육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후관절증후군 환자도 부부관계를 삼가야 한다.

부부관계가 가능한지 요통환자가 스스로 확인하는 방법은 엎드려서 허리를 들었을 때 약 5분 동안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지 않는지 확인한다. 별 문제가 없다면 부부관계에 큰 지장이 없다.

성관계 중에 허리를 비롯해 다리 뒤축으로 저릿저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일단 부부관계를 피하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척추수술을 받은 환자는 당연히 일정 기간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한다. 단순히 디스크 제거수술을 받은 경우라면 2주 후부터 부부생활이 가능하나 처음엔 환자의 움직임이 적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

3주가 지나 통증이 없다면 자유롭게 움직여도 좋다. 관절을 고정시키는 척추유합술을 받았다면 수술 후 3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 통증이 적은 자세를 취하라 = 허리디스크 환자들은 부부관계 때 허리의 통증이 가능한 한 적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를 앞으로 쑥 빼는 등 척추를 과도하게 구부리거나 회전하는 자세는 삼간다. 척추를 가지런히 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 환자의 경우는 옆으로 누운 자세가 좋다.

요통이 있는 여성에게 좋은 자세는 바닥에 눕고 무릎을 세워 굽힌 자세다. 이렇게 누우면 척추가 안정되고 조금만 굽어져 허리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 부부간 대화와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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