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은 제27회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이 언제부터인지 스승과 제자, 학부모에게 서로 반갑지 않은날이 돼 버렸다.

촌지와 찬조금 문제로 스승의 날에 휴교하는 초중고교 숫자가 관심거리가 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이다. 사제 간 안아주기나 발 씻어주기 등의 행사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교육의 미래를 짊어진 선생님들의 사기를 꺾지 않는 일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교권 침해만큼은 막아야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 204건 가운데 학부모의 폭행 등 부당행위에 의한 것이 79건에 달했다.

이 중 교사의 정당한 학생지도와 학교운영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거나 책임을 요구하는 경우가 31건으로 가장 많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폭행·협박이 26건, 학생 체벌 관련이 22건이었다.

최근 지방에서는 한 여고생이 수업시간에 체벌한 교사를 경찰에 고소했고, 한 중학교에서는 전학 수속을 밟던 학부모와 학생이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는 일까지 있었다.

교사에 대한 폭언과 손찌검, 멱살잡이가 성행하는 사회에서는 교권이 바로 설 수 없다. 교권이 무너지만 학교가 무너지고, 결국 교육이 무너진다. 학생을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교권은 절대 확보돼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적극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교총이 최근 조사한 결과 교직생활 만족도는 응답자의 53%로 2년 전보다 14.7%포인트가 감소했다. 교권 약화나 과중한 업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72%가 여전히 교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학교 자율화 조치와 교원평가제 추진 등으로 학교와 교사들이 점점 무한 경쟁 속으로 내몰리고 있다. 교사들이 자부심 마저 잃으면 교육은 아예 희망이 없을 것이다.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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