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절과부 늘그막에 훼절한다

수절과부 늘그막에 훼절한다
'밭머리에서 똥 장군 깬다'는 말이 있다. 그 무거운 똥장군을 지고 밭에 거의 당도했는데 그만 엉뚱한데다 거름을 쏟아 부었다는 말이다. 평생 수절하며 과부로 살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랴. 늘그막에 훼절한 것이 불행인가 다행인가.
수수밭 삼밭 다 지내놓고 잔디밭에서 조른다. 관계를 하자고 조른다는 말. 기왕 조를바에야 남이 볼 수 없는 수수밭이나 삼밭에서 하자고 할 것이지. 좋은 기회를 다 보내고 매우 좋지 않은 조건에서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말.

솔개는 매편
서로 비슷한 부류는 같은 편이 되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이르는 말. …최형기는 여전히 단검을 구군복 위에 차고 있었고 이인하는 짐짓 불쾌하고 냉정한 표정으로 최형기를 노려 보았다. "솔개는 매편이라더니 자네가 그럴 수가 있는가." 이인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최형기를 노려 보았다. 최형기는 영문을 몰라서 그저 머리만 조아릴 뿐이었다.
(황석영의 '장길산')

소남풍에 개밥그릇 굴러 다니는 소리한다
소남풍은 비가 오기 직전에 급하게 부는 바람. 듣기에 거친 소리를 한다는 뜻으로 비유하는 말. "반갑잖은 사람이 먼저 와 있었슈" 소남풍에 개 밥그릇 굴러 다니는 소리를 하며 대청에서 일어나 앉고 동서는 "이제 오세유" 하고 안방에서 나오다가 무엇에 바쁜지 한짝 다리를 문지방 너머에 둔채 옷 부터 위 아래로 훑어 보더니 "줌마 팻션 치고는 미스포사 급이네요"
(이문구의 '장평리 찔레나무')

소나무에서 물고기 찾는다
뭔가 전혀 관계 없는 곳에서 구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내 묏등 찾을라 말고 농사 잘지어서 너나 배불리 먹거라. 너 한테 대접받고 싶어서 이러는 것 아니다. 수십년 동안이나 내 부애받이 노릇 착실히 하느라고 욕도 많이 봤으니까 너는 받을 자격이 있느니라". "워매 시상에나 요다지 너그러우신 성님을 두고 이년은 여적지 솔낭구에서 물괴기를 찾었으니…"(윤홍길의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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