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농원을 상징하는 외도의 대표적인 명소 비너스 가든은 버킹검 궁의 후정을 모티브로 설계됐다.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꽃 내음에 취하고
제빛깔 뽐내는 꽃의 향연에 발길 머물고


# 섬전체 인공화원으로 조경
외도는 지난 69년 태풍을 만나 조난당한 낚시꾼 이창호씨가 이 섬의 아름다움에 취해 재산을 털어 이 섬을 사들인 뒤 오랜 세월 꽃과 나무를 심고 가꿔 해상 수목원을 조성한 것이다.
섬을 사들이고 그 속에 틀어박혀 수목을 가꾼지 30년만인 지난 95년 마침내 외도해상공원을 열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금은 당시 주인이었던 이창호씨(지난 2003년 사망, 당시 69세)가 세상을 뜨고 부인 최호숙씨(72세)가 이곳을 운영한다.
외도는 4만4000평의 섬이 천연 동백 숲 울타리로 두고 800여종의 꽃과 나무들이 향을 뿜어내는 식물의 천국이다.
3월이면 수선화, 튤립, 히아신스, 히어리, 씨티셔스, 4월이면아이리스, 무스카리, 씨네나리아, 5월이면 꽃양귀비, 스파르티움, 금영화, 송엽국, 루피너스, 아잘레아 등이 향연을 이룬다.

# 석양빛 물든 바다는 눈부셔
식물의 향연을 보다 눈을 돌리면 꽃과 나무에 둘러싸인 바다 풍경도 눈부시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가르며 다가간 해금강의 아름다움도 그렇고, 놀이조각공원에서 노자산 너머로 지는 석양빛에 물든 바다는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한다.
창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쪽빛 바다는 눈부시다.
비너스가든과 천국의 계단을 둘러보면 내가 반도의 끝에 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지중해나 아열대성 기후를 가진 어느 나라에 머무는지 착각이 든다.
비너스 가든은 버킹검 궁의 후정을 모티브로 최사장이 직접 구상 설계한 곳으로 해상 농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다. 지중해를 연상케하는 건축물과 곳곳에 놓여진 비너스상들 그리고 동백나무 프레임이 어우러져 있다. 분교 운동장을 리모델링해 자연과 인공의 조화로움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명상의 언덕과 조각공원은 외도 중에 제일 한적한 공간이면서도 색다른 곳이다. 명상의 언덕은 정말 깊은 생각에 빠져들고 싶은 충동이 든다. 조각공원에 배치된 작품들은 외도의 풍광과 아주 잘 어우린다.

# 조각공원에서 명상 즐겨
동백나무와 향나무, 옥향나무, 밀감나무 등 갖가지 사철나무와 사람 키의 두 배나 되는 종려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섬을 둘러보노라면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는 사람들의 감동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외에도 워싱톤 야자, 코코스 야자, 용설란, 유카, 유카리, 송엽국, 스파르티움 등이 별도이 자란다.
외도는 오랜 역사 속에서 염분에 강한 나무 수종만이 자생수로 살아 남았다. 해송, 돈나무, 동백나뮈, 사스레나무, 사철나무, 천선과 나무, 머귀나무 등이다.
이들 수종은 잎이 작고 두꺼워 바람이나 습기에서도 강한 생명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박근주 기자 springkj@

▲넘실대는 파도위에 떠있는 작은 섬 외도는 지금 꽃들의 향연이 한창이다. 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개화가 보름정도 빨라져 외도는 꽃의 천국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수선화, 크로커스, 동백꽃, 팬지, 풍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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