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월 발표한 구매력지수(ppp)를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7개 품목 모두 한국의 판매가격이 어느 g7 국가보다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판매가격을 100으로 잡을 때 골프장 그린피는 g7 평균이 43.9에 불과했고 맥주54.4, 커피 64.3, 화장품 64.6, 주스 67.0, 스낵 68.5, 서적 73.2에 각각 그쳤다.

oecd 자료가 없는 아시아 국가들도 평균 환율 기준으로 7개 품목 중 5개 품목이 한국보다 쌌다.

조사시점(4월28일∼5월2일)에는 달러당 1003원이던 환율이 요즘엔 1050원대를 위협하고 있으니 환율 기준 물가도 훨씬 비싸졌을 게 틀림없다. 단순 가격으로도 우리 물가는 정말 비싸다.

이번 조사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현대자동차의 고급 세단 제네시스는 미국 출시가격이 3200만 원 정도로 잡혔으나 한국에서는 무려 5280만 원이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 tv도 한국에서 사면 미국보다 30% 이상 더 줘야 한다.

우리 물가가 이처럼 비싼 데 대해서는 환율 변동, 정부정책, 세제, 물류비용, 노동생산성, 원자재 가격 등 다양한 이유가 제시됐다.

원인이 나왔다면 해법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정부부터 팔 걷고 나서야 한다.

우선 원자재 등은 손댈 여지가 없다며 쳐다만 볼 게 아니라 해외 자원과 대체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과도한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확 푸는 것 역시 시급한 과제다. 환율이 너무 급하게 오르지 않도록 속도 조절에 나서는 한편 기업들과 손잡고 노동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쇠고기값이 세계에서 제일 비싼 이유는 40%에 육박하는 유통마진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같은 수입품이라도 한국이 외국보다 더 비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통구조를 바로잡지 않고 물가를 잡겠다는 것은 말짱 헛일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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