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성인오락이 우리 사회를 또 한바탕 뒤흔들 모양이다. 바다이야기, 황금성, 야마토, 오션 파라다이스 등 귀에 익은 불법 게임들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불법 게임은 2년 전 당국의 철퇴를 맞고 자취를 감춘 듯했으나 어느새 또다시 도심과 농어촌은 물론이고 주택가까지 파고들었다.

갈수록 음성화, 지능화하며 '진화'를 거듭하는 불법 오락실과 게임기는 인터넷과 pc방을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이대로 방치했다간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로 번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지하로 숨어든 성인오락실은 이른바 '예시'와 '연타' 기능을 갖춘 게임기로 가득하다. 밋밋한 게임만으론 유혹이 안 되니까 수십∼수백만원이 한 방에 터진다는 기대감을 사람들에게 심어 준다.

고객은 성인오락이 합법이던 시절에 중독됐다가 헤어나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안면이 없으면 문방(망보는 사람)이 들여보내지도 않는다. 문방들은 단속 정보를 얻으려고 경찰 무전망 도청도 불사한다.

cctv와 이중,삼중의 철문도 모자라 비상통로까지 확보해 놓고 간판도 없이 성업 중이다. 경찰이 유압기로 문을 따도 한 시간 반이 걸리니 단속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대도시 오락장들은 건물을 통째로 빌려 게임기 수백 대를 굴리는 등 대형화·기업화하고 있고 중소도시들을 옮겨다니는 '메뚜기 업소'도 많다고 한다.

한때 대당 700만 원 하던 게임기가 50만∼100만 원으로 폭락한 게 불법 오락실 급증에 단단히 한몫했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불법 게임 근절을 위해 단속 인력 6000여 명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제라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영업시간과 장소를 엄격히 제한하고 '한탕 도박'이 아닌 '건전한 게임'으로 개선한다면 적어도 월급을 탕진하거나 전세보증금을 날리는 사람은 크게 줄고 새로운 세원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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