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졸속 협상,을 둘러 싼 성난 민심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밤 청계선 광장에서는 수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17차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처럼 성난 민심이 저변에는 상처받은 국민의 자존심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필리핀.멕시코,말레이시아와 미국의 쇠고기 협상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서 여실이 드러나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되기 20일 전 멕시코는 미국과 살아있는 소를 수입하기로 합의하면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금지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7월 미국과 새 수입위생 조건에 합의하면서 척추뼈 전체를 수입금지 품목인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으로 분류했다.

필리핀은 광우병 우려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다우너소(일어서지 못하는 소)가 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수출할 때 다우너소를 도축한 고기가 아님을 확인하는 별도의 증명서를 첨부토록 했다고 한다.

3국 모두가 자국 국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안정성 논란이 있는 쟁점에 대해 주권국가로서 취해야 할 조치를 실행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우리 정부는 척추뼈 일부를 srm에 제외했다가 비난 여론에 밀려 추가협의를 통해 포함시켰다. 나아가 지난해 5월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로부터 광우병 통제국 지위를 얻은 뒤 유일하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했다.

이웃 일본도 30일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국내 의견을 수렴치 않고 ,한미 정상회담 전 협상 타결,이라는 잘못된 목표를 향해 돌진하다가 결국 세부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합의를 하는 우를 범하고 말했다.

이렇게 졸속 협상을 해놓고도 사과는 커녕, 국민의 세금으로 ,미국 쇠고기 안전하다,고 광고를 한 게 우리 정부 아닌가. 대통령은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사과,도 아닌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촛불집회에 대해 ,불순 세력 운운,하면서 연행과 처벌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정부 믿고 사는 국민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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