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현장>단양 도담리 ∼ 하괴리 추돌사고 잦아
"수자공, 대책마련 원론적 입장 되풀이"

단양군 남한강에서 24년째 배를 운행하고 있다는 김병근(50)씨가 철도교각의 위치를 알려주며 1985-1986년 교각 상단부를 폭파할 당시의 상황과 교각의 위험성을 들려주고 있다. 김씨 뒤편으로 도담삼봉과 유람선이 보인다. / 단양=방병철기자

충북 북부권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단양 도담삼봉이 자리잡은 남한강 수중에 철거되지 않은 철도교각이 20년 넘게 방치되면서 '제2의 충주호 유람선 화재' 사건에 버금가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관계당국의 철저한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최근 유람선과 철도교각이 부딪히면서 잦은 추돌사고를 일으키고 있지만, 당국은 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등 무사안일한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도담삼봉 상류 100여 m 지점인 단양군 단양읍 도담리와 매포읍 하괴리 사이의 남한강에 모두 7개의 교각 하단부가 50㎝~1m 깊이에 잠겨 있으며, 이 중 5개는 당장 철거하지 않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곳에서 24년째 단양읍 도담리와 매포읍 하괴리를 오가는 배를 운행하고 있는 김병근(50)씨는 "철도교각 위치를 알려주는 부표를 확인하지 못하면 추돌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지난 1985~1986년 철도교각 상단부를 폭파할 당시 작업에 참여한 인부들을 배에 태워 현장에 내려줬다"고 밝힌 뒤 "폭파 때 발생한 폐기물이 아직도 그대로 강바닥에 있다"고 말했다.

도담삼봉에서 유람선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정호(53)씨도 "2005년 유람선이 철도교각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을 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이 배만 훼손됐다"며 아찔했던 기억을 되살렸다.

정씨는 "물 속에 잠겨 있는 철도교각은 15m 간격으로 모두 7개가 있으며 교각의 지름이 5m 가량 될 것"이라며 "뱃길이 지나는 곳에 위치한 3곳에는 부표를 설치해 놓았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로 철도교각이 철거되지 않은 채 흉물로 남아 방치되고 있으며 홍수 때 물 흐름에 방해를 줘 하천 범람위험까지 주고 있다며 철거 필요성을 제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은 사고가 나거나 민원이 발생하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것이 이해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충주권관리단 남상철 고객지원팀장은 "먼저 사실 확인을 거친 후 문제가 되고 있는 철도교각의 철거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추후 충분한 논의를 하겠다"고 했다.

또 김승준 시설관리팀 차장도 "문제가 불거져 단양군과 몇 차례 협의를 벌였으나 어족자원 보호와 수질오염, 처리비용 등의 문제가 발생해 진행이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단양군은 "관리권자와 협의를 벌였으나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군이 나서기에는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문제가 적지 않다"는 입장을 취했다. /단양=방병철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