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륙 상공에서 약 1만3천년 전 초대형 우주 암석이 폭발해 북반구 대부분이 불길에 휩싸였으며 이로 인해 북미 최초의 문화인 클로비스 석기 문화의 흔적이 돌연 사라지고 매머드와 마스터돈 같은 대형 포유류도 함께 멸종됐다는 새로운 학설이 제기됐다.

bbc 뉴스와 가디언지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의 제임스 케네트 교수 등 연구진은 이 대폭발 후유증으로 북미 거대 빙상이 녹아 대서양 해류 순환에 차질이 생기면서 1천년동안이나 한냉화 현상이 계속돼 유럽과 아시아에서 막 등장하던 초기 인류문명의 발달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새로 등장한 이런 학설은 학계에 한바탕 거센 논란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연구진은 북미 대륙과 유럽에 산재한 26 군데의 당시 지층 퇴적물에서 미세 다이아몬드 결정체 `나노다이아몬드'와 지구상의 자연비율보다 훨씬 높은 희귀원소 이리듐을 발견한 것이 연구의 단서가 됐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1만2천900년 전 께 지름 2~3㎞의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기 직전 갈라지면서 하나하나가 원자폭탄 위력과 맞먹는 일련의 대폭발을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때 발생한 거대한 압력과 고온으로 암석 속의 탄소가 다이아몬드 먼지로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대폭발로 인한 운석공이 남아있지 않은 것은 문제의 천체가 공중에서 폭발했거나 충돌의 흔적을 두꺼운 로런타이드 빙상이 뒤덮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했다.

학자들은 검은 퇴적물이 폭발 직후 북미 대륙을 휩쓴 들불이 남긴 숯가루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엄청난 고온은 동물의 털과 사람의 의복을 태울 정도였고 북미대륙 초지 대부분을 불길에 휩싸이게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매머드 같은 대형 초식동물들은 폭발의 1차 충격에서는 털만 그슬리는 정도로 살아 남을 수 있었지만 이어 장기간 계속된 한냉화로 먹이가 모자라 굶어 죽고 오직 사람을 비롯한 잡식성 동물만이 살아 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 이들의 가설이다.

당시 북미 대륙에는 마스터돈과 매머드 등 코끼리류, 뒷다리로 일어서면 매머드만큼 컸을 땅늘보, 야생 말, 낙타 등 거대한 초식동물과 검치호, 곰 등 거대한 육식동물이 살고 있었다.

학자들은 고고학적 증거로 미루어 초기 석기 문명은 당시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특히 아시아로부터 이주한 수렵채취민의 자손인 아메리카 석기 시대의 사냥꾼들은 이 때 흔적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매머드 같은 대형 동물을 사냥하는 솜씨 좋고 용맹한 이들 사냥꾼은 `클로비스 뾰족돌'로 알려진 인류 사상 가장 정교한 돌 창촉을 만든 사람들로 이들이 사라진 원인은 아직까지 고고인류학계의 치열한 논란 대상이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가설이 "최근 수십년간 최대의 논란 거리였던 세 가지 수수께끼, 즉 아메리카 최초의 석기시대인들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와 유럽ㆍ아메리카의 매머드들이 사라진 이유, 그리고 이른바 `영거 드이아스 사건'으로 불리는 갑작스러운 지구 한냉화 현상을 모두 설명해 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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