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바람에 날 새는 줄 모른다
마치 단말마의 몸부림처럼 살고 있는데 그까짓 날 새는 게 문제겠는가. 늦바람은 절절하겠지만, 인생의 마지막 장을 바람으로 장식하는 게 문제일 터다. 바람이야 낮이나 밤이나 구분 없이 부는 것인데 어찌 날 새면 그만 두어야 하겠는가. 수탉도 아닌 것을, 날 새는 것을 알아 무엇 하랴.

늦바람이 더 무섭다
젊어서 피우는 바람보다 늙어 피우는 바람에는 더 대책이 없다는 말이다. 젊은이에게는 이런저런 충고와 훈계로 멈추게 할 수 있지만, 늙은이는 그것이 통하지 않는 법이다. 늙은 개에게는 더 가르칠 꾀가 없다는 말은, 늙은 개가 모든 꾀를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늙은 고집이 질기기 때문이다. 충고가 통하지 않는 게 늙은이 고집이다.

독수공방에 유정 낭군 기다리듯 한다
빈방을 혼자 지키며 낭군 기다리는 마음이 얼마나 애절할 것인가. 옛날처럼 아무 기약도 없이 무조건, 하염없이 기다린다면 애간장 다 졸아붙고 말리라. 정만 두고 가면 어쩔 것인가 몸을 두고 가야지, 하는 원망뿐이겠다. 무엇인가를 아주 간절히 기다릴 때 쓰는 말들이겠다.

돈 뒤하고 여자 뒤하고는 분명하고 깨끗해야 한다
돈 거래가 깔끔하면 신용을 얻듯이. 여자관계가 말끔하면 흠 잡히지 않는다. 사람들이 흔히 돈과 여자 관계에서 속물근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것을 제일 경계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인 것이다. 맺고 끊는 맛은 돈거래와 여자관계에서 모범을 보일 일이다.

돈이라면 처녀도 아이를 낳는다
이렇게 되면 돈과 동정녀 마리아와 동격이 되는 셈이다. 돈이 하느님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하기는 돈이 있으면 최근 과학의 힘을 빌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돈이 원수인데 누구나 죽자고 쫓다가 닭 쳐다보는 개꼴이 된다. 차라리 돈을 쫓지 말고 쫓는 게 낫겠다.


정종진 ㆍ 청주대교수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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