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이 일정마저 오락가락하는 것을 보면 진통이 꽤 큰 모양이다.
양국 통상장관급 협의를 위해 미국에 급파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조기 귀국 계획을 취소하고 하루 이틀 더 머물며 협상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3∼14일(현지시각)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두 차례 협상을 가진 김 본부장은 하루를 쉰 뒤에 가지려던 3차 협상을 포기하고 15일 오후 돌연 귀국 길에 오른다고 발표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불과 2시간 뒤에 이를 뒤엎었다.
협상 일정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정부는 "양측이 상호 만족할 만한 해법을 도출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의 우려처럼 협상 결렬은 아니며 해법모색의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에 도달하면 그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양국 협상단이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시행에 옮길 방안을 찾고 있으나 '기술적 문제'로 벽에 부딪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가 현 시점에서 가장 실효성 있는 해결책으로 제시한 수출증명(ev) 프로그램에 미국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그러나 대승적 차원에서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잘못을 먼저 저지른 건 한국이다.
훼손된 한미 동맹 관계 회복에만 몰두한 나머지 깊은 사려 없이 협정문에 덜커덕 도장 찍고 나서 이러쿵저러쿵 뒷말이 많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난 4월18일에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이 유례를 찾기 힘든 불평등 협정이라는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게다.
무엇보다도 한국민의 건강권과 한국의 검역주권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바로 한국민의 자존심과 국민 감정을 건드린 것이다. 한 달 보름째 촛불 시위가 지속되는 것도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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