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마당] 양산 ㆍ 충남 논산 개태사 주지스님

▲ 양산 ㆍ 충남 논산 개태사 주지스님
24일 오늘은 부처님이 광명한 세상을 위해 자비를 베풀기 위해 오신 날이다.

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신 뜻은 이미 모든 중생이 그 의미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잊고 지내는 바가 많다.

스스로의 내면에 부처의 선한 심성이 있지만 스스로를 이러한 불심으로부터 멀리하고 탐욕에 눈이 멀어 그 맑고 깨끗한 마음을 닦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명이 발달할 수록 인간의 심성도 함께 고양돼야 하지만 문명의 이기만을 쫓아 스스로의 마음을 흐리게 하고 이러한 흐린 마음은 또 다른 커다란 이기심을 자꾸 촉발하게 만든다.

잠시 눈을 돌려 스스로의 주위를 돌아보자. 내 발부터 머리 끝까지 어떤 종류의 족쇄가 선한 마음을 가로막고 있는가.

발을 편안하게 해주고 걸어도 피로를 주지 않으며 활동하기에 불편하지 않으면 될 신발이 배고픈 노인이나 아이들의 한끼 식사비의 20∼30배에 거래된다.

선한 마음을 자꾸 흐리게 하고 흐려진 마음은 더 많은 욕심을 솟구치게 하는 것이다.
어느덧 성자의 이미지가 상업성과 결부돼 돈 벌기 수단으로 퇴색해 가는 듯 하다.

이렇게 발로한 어른들의 욕심은 아버지가 아이에게 육신의 생명을 주었듯이 정신 세계도 함께 옮겨간다.

우리가 많이 보고 많이 듣는 것,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바로 영상 미디어의 광고와 각종 잡지의 광고물 등이다.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자꾸 끌리게 하는 것이다.

텔레비젼 영상은 어린이들이 스스로를 동일시하게 하는 마음을 들게 하고 더 나아가 그것을 똑같이 따라하게 하는 모방 행동으로 이끄는 것이다.

이런 문명의 이기가 쏟아져 나오기 오래 전를 돌아보면 아이들은 어른들로부터 배우는 것에 그쳐 욕심을 배우고 발현할 대상을 찾기 어려웠다.

얼마전 신문에는 한 아이가 핸드폰을 사주지 않는다고 부모를 때렸다는 기사가 실린적이 있었다.

또 외국에 유학까지 갔다와서 고급 승용차와 용돈이 적다고 부모와 불화한다는 마음 편치 않은 이야기도 들린다.

아이들의 마음이 벌써 욕심의 그늘에 탁해 진 탓이다. 욕심의 그늘은 한번 탁해지면 도로 깨끗해지기가 어려운 법이다.

무엇을 보든 이번만 하고 다음에는 안해야지 하는 스스로의 기만과 쉽게 결탁하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가 마음을 비우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것만 보고 들은 때문이다. 욕심의 항아리는 밑이 빠진 독과 같아서 아무리 채워도 차지 않는 법이다.마음을 닦아 절제하는 것을 체득하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아이들에게 선한 마음을 가르치고 베푸는 심성을 체득하도록 하는 것은 부모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이는 중생제도를 위해 부처님이 가장 강조하신 것이다.

아이들이 선한 마음을 갖도록 하려면 부모가 먼저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나 꼭 무엇을 해야 뭘 주겠다는 욕심 충족시키는 교육말고 부모님을 도와주고 친구를 도와주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돌보는 것에 마음을 쏟도록 해야 한다.

부처님이 오신 큰 뜻을 새겨 이번 휴일에는 공부해야 출세한다는 말 대신 산사를 찾아 아이들에게 이 다음에 커서 행여 갖지 못하는 게 있을 지라도 좌절하거나 속상하지 않게, 산사를 찾아 마음 비우는 법을 체험하게 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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