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치솟고 성장률은 추락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나라가 온전하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감도는 상황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물가가 5월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4.9%보다 높다면 5%대라는 얘기다. 고물가의 주범은 국제 원자재라는 외생 변수다.

지난달 원재료 물가는 1년 전보다 79.8%나 뛰어올라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고 수입물가 상승률 44.6%도 1998년 3월의 49.0% 이후 10년2개월 만의 기록이다. 석유와 곡물 등 원자재 시세 폭등에 따른 것이다.

이런 외생 변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부터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는데도 성장에 대한 미련으로 고(高)환율을 들고 나온 게 결정적 정책 판단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분기별 성장률이 1분기 5.8%에서 2분기 4.1%, 3분기 3.6%, 4분기 2.6%로 계속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기별로는 상반기 5.2%에서 하반기 3.1%로 2.1% 포인트나 급락한다는 분석이다.

한때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자랑하던 우리나라가 어느새 2∼3%대로 추락했단 말인가. 정부도 목표를 애초의 7%에서 6%로 낮춘 데 이어 이젠 5%도 어렵다며 고개를 숙인 상태다.

고용사정이 나쁜데 물가는 치솟아 체감경기가 매우 악화된 터에 성장세마저 급격히 꺾이는 양상이다. 국민의 불안도 여기서 연유한다.국민은 경제를 살려내라고 이명박 대통령을 압도적 지지로 뽑았다.

하지만 새 정부는 석 달이 넘도록 내우외환에 휘말려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이어서 이러다 '잃어 버린 10년'이 '잃어 버린 15년'으로 연장되는 게 아니냐는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이젠 거리의 촛불은 끄고 '경제의 촛불' 살려내기에 온 국민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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