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경북 상주-문경에 접해있는 '청화산'

청화산은 속리산 천황봉의 1057m에 버금가는 984m로 조령산, 주흘산, 대야산과 함께
조령산, 포암산으로 대간의 명맥을 이어주는 산이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지다보니 청화산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과 경북 상주시 화북면, 문경시 농암면 등 2개도 3개 시군의 경계를 이루며 울창한 숲과 험준한 바위로 등산객들에게 쉽지 않은 산행길이다.

등산 전문가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코스지만 여성이나 산행을 많이 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등반에 가까운 산길이기 때문이다.


# 의상저수지에 비친 산 그림자 '황홀'

청화산 가는 길은 청주에서 미원과 화양동을 거쳐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 가는 차편을 이용하거나 승용차로 이곳에 이르면 된다.

산행시작 지점 행정구역은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로 여기서 조항산과 같은 등산코스가 시작되는데 청화산은 의상저수지를 거쳐서 가는 코스다.

산행을 다녀온 이들은 이곳 의상 저수지에 비친 청화산의 그림자가 너무 아름다워 산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마음을 빼앗긴다고 한다.

계곡에서 흘러든 물이 만나 호수를 이룬 의상 저수지는 여름철에도 발을 담그지 못할 정도로 차고, 물이끼가 적어 깨끗함을 자랑한다. 신록의 푸르름과 더해진 의상저수지는 쪽빛에 가깝다.

의상저수지는 마을 사람들이 상수원으로 사용할 정도로 깨끗해 겨울철에는 강태공의 빙어잡이도 구경할 수 있다.

옥양동에서 의상저수지로 가는 길에는 수령 600여년이 넘은 노송이 서 있는데 둘레 5m, 높이 15m, 가지 폭 20m로 뒤틀린 모양 때문에 용송이라고 불린다.

이 용송은 천연기념물 제 290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용송을 지나 10분여를 더 들어가면 의상저수지가 나오고 이 곳을 돌아가면 벌목을 위해 닦아 놓은 임도와 만난다.

# 갓 바위재 871봉 난코스 거쳐 정상

이 임도를 따라 40분여를 올라가면 갓바위재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길 섶에서 산능선을 바라보면 햇빛에 반사되어 마치 누런 버섯 모양을 한 바위가 보이는데 바로 갓바위재이다.

의상저수지에서 이곳 갓바위재까지 가는 길에는 어른들이 안아도 남을 송림 군락과 산죽을 만나게 된다.

잠시 땀을 식히며 바람에 몸을 맡기고 서로 비벼대며 이들의 소리를 듣노라면 마치 전설과 세상사를 비웃듯 하다.

청화산에는 산죽군락 지역과 소나무가 많아 겨울철에도 늘 푸르게 보이는 탓에 그 이름이 여기서 유래된 듯도 하다.

갓바위재에서 871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길에는 수많은 기암 군락이 산행객을 맞는다.

특히 871봉에서 정상까지는 가장 청화산 산행의 가장 난코스다. 중간 중간에 산악 전문가들은 거의 등정에 가까운 세미클라이밍을 해야 할 만큼 험준하다.

▲청화산.

갓바위재 정상까지는 많게는 약 1시간 가까이가 걸리고 간혹 길이 없어지는 듯 등산로가 확연하지 않은 곳이 나타난다.

자칫 길을 잘못들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나무 가지를 들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람들의 발길이 있었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갓바윗재에 오르게 되면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데 북쪽으로 멀리 조항산이 보인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조항산과 만나게 되고 남쪽 능선 길을 따라 약 1km거리에 이르면 기암바위 지대로 이어진다.

이곳 정상에서 남쪽으로는 청화산이, 서쪽으로는 소면저수지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북쪽으로는 조항산과 둔덕산이 바라보인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휘어 도는 능선으로 걸음을 옮겨 30여분 거리에 이르면 871m의 봉에 닿는다.

청화산은 아직도 멀다.

눈 가늠한 것만으로는 바로 코앞이지만 가는 도중 오르내림이 심하고 여러번의 바위산을 지나야 하는 등정 코스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 숲ㆍ험준한 바위 등 초보자 만만치 않아

▲찾아가시는 길.
거의 등정코스나 다름없는 바위지대 지나도 좌우로 휘어 도는 굴곡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산행객의 발길이 뜸했기 탓으로 눈앞에서는 자주 잡목과 나무가지가 나타나고 얼굴을 때리는 경우도 있다.

등산의 묘미이기도 하지만 거미줄에 화들짝 놀라기 일쑤이다. 이 난코스를 40분여 지나면 청화산 정상에 와 닿는다. 상주와 문경으로 난 전망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그러나 주변 산림에 가려 정상이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마치 정상을 오르다 중간 쯤 높은 산에 올라선 듯하다.

이곳을 지나 40분가량 오르면 청화산 정상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조금은 실망스럽다.

주변이 살림에 가려 있어 탁 트인 전망은 경북방향으로만 볼 수 있을 정도이며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웅장함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언 듯 보면 정상같지 않은 곳에 청화산이라는 표시목이 없다면 그냥 스치고 지나갈 수 있는 그런 정상이다. '백두대간 청화산'이라는 표지목이 없으면 이곳이 청화산의 정상인지 잘 분간 할 수 없을 정도다.

정상길에서의 하산 길은 송면 저수지 방향인 서북 방향의 능선을 이용한다. 서북 능선을 내려서는 길 맞은편으로 백악산을 비롯하여 화양동 계곡을 감싼 도명산과 그리고 송면 일원의 아름다운 계곡이 한눈에 들어와 산행의 피로를 느낄 사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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