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ㆍ일본 등 해외진출 잇따라

▲25일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대장금'프레스 리허설에서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뮤지컬 '대장금'은 '26일부터 다음달 17일 까지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인기 드라마를 각색한 뮤지컬 '대장금'이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렸다.

뮤지컬 '대장금'은 이미 50여개 국으로 수출돼 한류 붐을 일으킨 드라마를 뮤지컬로 만든다는 점에서 제작 전부터 국내외의 관심을 모았던 작품.

mbc와 제작사 pmc프러덕션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60억원을 들여 만든 대형 뮤지컬이다.

◇ 드라마 그대로 압축해 무대로 = 드라마나 영화를 뮤지컬로 다시 만드는 것은 새 작품을 창조하는 것 못지 않게 힘든 작업이다.

원작을 접한 관객에게는 원작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주고, 나아가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뮤지컬 '대장금'은 이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작업이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뮤지컬은 54부작에 달했던 드라마의 줄거리에 큰 변형을 가하지 않은 채 2시간20분으로 압축해 무대에서 펼쳐낸다.

원작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드라마 방영 당시 인기를 끌었던 대사를 그대로 등장시키기도 하면서 드라마를 이미 본 관객들에게 친숙함으로 다가간다.

브라운관에서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실제 음식의 요리 장면은 클로즈업이 불가능한 무대 특성상 재현되지 못하고, 음악과 안무가 이를 대신한다.

수랏간 나인들의 요리 대결 장면에서는 요리도구를 이용해 부채춤 등의 안무를 구성했고, 중전 생일 잔칫날 최고 상궁을 가리는 요리 대결에서는 요리 장면이 생략된 대신 생일 연회의 군무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뮤지컬을 드라마와 구분시켜주는 음악과 안무는 전통을 고집하지 않고 현대적인 색채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음악의 경우 사극이라는 시대적 틀을 과감히 버리고 서양 악기가 연주하는 현대적인 선율로 대부분을 채웠다.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은 보편성을 추구했다는 작곡가의 말대로 귓가에는 쉽게 다가왔지만, 대부분의 창작뮤지컬이 그렇듯 음악이 극 속에 녹아 들어가 극의 분위기를 일관되게 이끌어가는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지는 못했다.

드라마를 본 관객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1부와 달리 장금이가 의녀가 되는 2부에서는 사건이 급박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많은 사건을 담으려다 보니 내용 전개가 다소 산만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중국, 일본 등 해외 진출 잇따라 = 50여개국으로 수출된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뮤지컬도 개막 전부터 해외 공연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첫날 공연에도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과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공연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보여줬다.

일본에서 온 한 공연 관계자는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는데 뮤지컬은 시각적으로 더욱 아름답고 음악도 좋았다"면서 "비록 대사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직접 배우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제작된 '대장금'은 이미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진출이 결정된 상태다.

우선 내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국내 공연팀이 뮤지컬을 선보이기로 중국세기연출회사 세기극장 측과 합의했다.
일본에는 라이선스 형태로 작품을 먼저 수출할 예정이다.

일본 쇼치쿠 극단이 '대장금'을 수입, 올해 말부터 도쿄를 비롯한 일본 대도시에서 연극 형태로 먼저 선보일 예정이며, 내년에는 국내 공연팀이 직접 진출해 뮤지컬로 공연할 예정이다.

이밖에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과도 작품 수출에 대한 협의가 오가고 있다.

pmc 측은 "첫 공연에서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이 더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면서 "아직 초연이라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미흡한 부분을 계속 수정하면서 작품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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