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충북대 의대 교수

손현준교수

촛불 든 국민에게 고맙고 미안해야 마땅한 현 정부는 방송탓을 하며 kbs 사장과mbc pd수첩에 대해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촛불집회 덕에 정부가 저지른 많은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가졌으면서도 집회를 평화로이 이끌었던 사람들을 탄압하고 있다. 청와대는 자꾸만 참여정부 핑계를 대더니 급기야 전임 대통령의 기록물을 들고 국민을 어지럽게 한다.

모든 정책이 노무현 반대로만 가다가 최근에는 급하게 유턴을 하고 있다. 인수인계마저 필요 없다던 그들의 오만함을 이제는 뉘우치고 그 기록물을 보고 배우려는 것일까.

새 정부에서 악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장기적으로 국가 발전에 보탬이 되게 하는 법의 기본 취지조차 무색하게 "비공개 기록물을 현직 대통령도 열람 가능하도록 개정안 발의 하겠다"는 여당 국회의원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무척 보고 싶기는 한 것 같다.

뼈있는 미국 쇠고기가 항공편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치아검사로 30개월 이하의 소로 판정된 것들 일 게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러할지는 모른다. 미국 측에서 한국 사람들이 더 이상 미국소를 불안해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 30개월 제한이 풀린다. 그러니 촛불집회에 감사해야 하고 집회를 어떻게든 이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생각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현재 지구에는 약 11억 마리의 소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중 약 10%, 즉 1억 마리 이상의 소가 미국에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생산(공장형 축산을 하는 그들의 표현을 그대로 썼다)된 소는 총 3억5000만 두이니 매년 3500만 두가 도축되는 셈이다. 뒤집어 말하면 미국에서 매년 3500만 두를 잡으려면 1억 마리 이상의 소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

미국인들은 18개월 이하의 송아지 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전체 사육 두수를 유지하려면 새끼를 여러 번 낳은 나이든 암소가 상당한 비율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 암소는 70개월령이 훨씬 넘은 것들도 많다. 미국 업자들은 한국인들이 대리석 무늬처럼 기름이 촘촘히 박힌 쇠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이 이런 나이든 소들의 대량 소비처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광우병은 동물성 사료를 통하여 변형 프리온이 전달되어 생길 수도 있지만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소의 나이와 축적되는 프리온의 양은 비례하게 되고, 공장형 축산에서 불가피하게 누적되는 유해물질의 위험성 때문에 일본은 (한국 때문에 더욱 거센 개방 압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검역주권과 20개월령 이하를 고집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한의사협회장, 여의사회회장, 대한병원협회장, 대한의학회장과서울의 몇 개 의대 병원장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며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가졌다.(그 행사를 포함하여 관료와 여당 정치인들의 요란한 시식행사에서 사용된 고기도 모두 노무현 정부 때 수입되었던 뼈 없는 살코기였음은 물론이다. 그 냉동육은 30% 할인된 가격으로 불티나게 팔렸다고 하지만 한 신문사의 자료사진에 고객으로 등장한 사람은 수습기자였음이 밝혀졌다.)

같은 의사로서 그들이 이런 행동은 참으로 통탄스럽다. 앞으로 10년 ~ 50년 뒤에 단 한명의 vcjd 환자라도 발생한다면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러울까. 생명을 살려야하는 의사가 낮은 확률을 내세워서 미국산 쇠고기 홍보에 나섰으니 말이다.

그들 중 다수는 이명박 선거운동에 적극적이던 인사들이어서 더욱 씁쓸하다. 그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 양심적인 의사들이 1인 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나부터라도 촛불을 다시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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