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이후 20년 만에 3대 영화제서 수상

▲영화배우 전도연 씨.
영화배우 전도연(34)이 27일 오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여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것은 1987년 '씨받이'로 강수연이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이다.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동양계 여배우로는 홍콩 장만위(2004년) 이후 두 번째이고, 동양계 배우로 칸에서 남녀 주연상을 받은 배우는 모두 다섯 명이다.

전도연 이전 중국 배우 거유(葛優)가 1994년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인생(lifetimes)'으로 남우주연상을 탔으며 이후 홍콩의 량차오웨이(화양연화. 2000년)와 장만위(클린), 일본의 야기라 유아(아무도 모른다. 2004년) 등이 칸에서 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이로써 전도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에서 세계적인 여배우로 부상했다.

황금색 드레스를 입고 시상대에 오른 전도연은 "믿기지 않는다"고 말문을 연 뒤 "작품에서 열연한 여배우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그 자격과 영광을 주신 칸과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전도연은 "저 혼자서는 (여우주연상 수상은) 불가능한 일이었고 이창동 감독님이 가능하게 했으며, (종찬을 연기한) 송강호 씨가 신애(전도연)라는 인물을 완전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밀양'을 환영해 주신 칸과 여러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감사드린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날 여우주연상 시상은 프랑스의 미남배우 알랭 들롱이 맡았다.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겨준 영화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계 복귀작. 영화는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두고 용서라는 화두 앞에 괴로워하는 피아노 강사 신애(전도연)와 그녀를 사랑하는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의 이야기다.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 '벌레 이야기'가 원작이지만 기본 얼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롭게 쓰였다.

전도연은 영화가 공개된 이후 현지 언론으로부터 연기에 대한 찬사를 받으며 줄곧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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