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황재훈 충북대 공과대학 도시공학과 교수

▲ 황재훈 교수

도시화가 진행되고 삶의 질의 향상 그리고 기술의 발달등 인간을 에워싸고 있는 환경과 시스템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도시화가 진행되기 시작한 70년대에는 단순히 현대도시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도시기능의 확충과 무조건 전통과 다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최선인 것처럼 정주공간을 조성하였다.
이러한 기능적 도시에서 점차 새로운 계획과 설계의 개념들이 도입되어 생태도시·건강도시·문화도시·창조도시등과 같이 다양한 주제를 가진 모습을 추구하여 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볼 때 이러한 거시적 개념과 이론적 틀로는 실제적인 인간환경을 개선하기에는 미흡하고 실제적으로 느끼는 차이가 없게 되었다. 다시 말해 계획가나 전문가는 다른 의도로 도시를 만들지만 실제적으로 생활을 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별로 와닿는 부분이 없는 그저 수사적 용어로 인식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를 위해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문화중심적 기조속에서 작은 생활단위공간의 틀을 시각적이고 3차원적으로 다루는 영역이 탄생하게 되었는데 이를 도시환경디자인이라고 불리우는 부분이다. 새롭게 부각되는 개념인 도시환경디자인은 사실 지금까지의 도시설계·경관·공공디자인 등 도시미화를 위한 계획수법들을 바탕으로 등장하여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사이에서도 분야의 정의·영역·특성, 그리고 기존개념과의 차이에 대해 많은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새로운 용어는 인간의 도시환경 혹은 확대된 생활환경을 쾌적하게만들고 특히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조하게 하는 큰 원칙하에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는 도시환경에서 주민이 가장 손쉽게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가장 단위의 계획과 설계이다. 지금까지의 초대형·초고층과 같은 거대한 도시의 상징물이나 다리, 혹은 건축물보다는 작은 지구내에서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작용하는 소공원이나 연못, 혹은 보행공간 등에 대한 맞춤공간의 형성을 통해 주민들간의 대화나 접촉을 넓히는 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영역을 파괴하는 토탈디자인시스템의 구축이다. 도시계획과 도시설계, 건축·조경·산업디자인등 분업화된 전문집단의 오랜 협의와 역할분담의 결과물이 아닌 일반적인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종합적 능력이나 코디네이터에 의해 만들어지는 인간적인 규모의 종합적인 삶의 환경설계를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심오한 이론이나 과도한 행적적 논의 대신 관련분야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추진할 수 있는 디자인계획가에 의해 진행된다. 셋째는 관리의 주체가 지금까지의 관이 아닌 주민이 담당하고 있다. 작고 섬세한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답고 창조적인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거주자들이 가꾸어 가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신개념은 도시디자인의 발전된 미국과 일본등 선진국 중심으로 오랜전부터 제도적인 틀 속에서 특징적 도시환경을 만들어 왔고 그 결과로 도시의 경쟁력은 물론 천차만별의 특징적 형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아직 전형적인 도시계획적 틀속에서 거칠은 기능의 배열과 부동산가치에 얽메인 최대개발지상주에 사로잡혀 도시공간환경의 모습을 획일적인 천박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의 정책입안자는 업적중심의 보여주는 결과물에 집착하고 관리자는 제도적 틀안에서 안주하여 소박하고 진정한 삶이 녹아있는 정서적 고향을 창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도시환경디자인의 경우 남에 의한 우리의 환경만들기가 아닌 우리에 의한 우리 삶의 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지역을 구성하는 각 주체가 서로 함께 할 때 특징적이고 지역적인 도시환경디자인이 조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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