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캐리가 주연한 영화 중에 '트루먼 쇼'라는 것이 있다. 여기에서 주인공 트루먼 버뱅크 보험회사 직원으로 시헤이븐이라는 그림 같은 지상 낙원에서 아름다운 아내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와 좋은 이웃들 사이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트루먼은 자신이 30년간 매일 방영되는 리얼리티 쇼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삶이 방송 세트 안에서 이뤄진 것을 알고 탈출을 결심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어린 시절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가 아버지를 잃은 과거 때문에 물에 대한 공포가 있었고, 배를 타지 않고는 이곳을 탈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세트의 출구 앞에 선 트루먼에게 말한다. "밖의 세상은 시헤이븐처럼 안락하지도 않고, 범죄와 불행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트루먼은 출구를 열고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딛는다.
 

이 트루먼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본다. 우리는 각자 익숙한 세상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이 익숙한 세상이 최고의 세상은 아니다. 때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때에도 우리는 쉽게 그 곳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에게는 비록 트루먼과 같이 물에 대한 공포는 없을지 모르지만 다른 두려움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에 대한 선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를 가져야 한다" 철학자 니체의 말이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반기지 않는다. 앞에서 보았듯 사람들은 그 마음 속에서부터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유명한 베스트셀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작가 켄 블랜차드는 사람들이 지식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자세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행동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조직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데, 그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했다.
 

예수님이 세상에 왔을 때 당시의 사람들도 그랬다. 예수의 사랑과 은혜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불편해하고 두려워했다.
 

그래서 당시 지도층인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은 사사건건 예수가 하는 일을 막아섰다. 종국에는 그의 생명을 십자가에서 취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예수를 믿고 그가 가져온 변화를 즐겨 맞이한 사람들은 사랑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시대를 누리게 됐지만, 이 변화를 거부한 사람들은 시대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가 불편하고 두려워해도 시대는 바뀐다. 변화는 항상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며 미래는 쉬지 않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변화란 미래가 우리 생활에 침투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 변화를 즐기는 사람은 세월의 파도를 타고 오르는 사람이 되지만, 열심히 반대로 노를 젓는 사람은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다. 변화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그래서 변화는 즐겨야 한다. 변화를 즐기는 사람이 미래를 웃으며 맞이하는 사람이다.

/이동규(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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