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 들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의 하나가 '비정상의 정상화'다. 국민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실현 의지를 보이는 말이다.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홈페이지를 들여다봤다. 참 좋은 말이다. 아니 참 좋은 일이다. 어떻게 이런 말을 찾아냈는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홈페이지에서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과거로부터 지속돼온 잘못된 관행과 비리, 부정부패를 바로잡기 위해 추진하는 정부의 개혁작업이다' 미완성이지만 현 정부의 2기 내각이 구성됐다. 내각구성을 위해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를 바라보면서 현 정권이 왜 그리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고 있는지 다시 확인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그들에 대한 성적표가 나왔다. 1명 지명철회, 1명 자진사퇴, 1명 임명이다. 그나마 임명된 한 사람도 위장전입, 탈세, 군복무 위반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다. 아니 현 정권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정상화'해야 할 '비정상'의 대상이다.

부정적인 의견을 내 놓았던 국회에서도 '1명 임명'에 대해 아무 말이 없다. '비정상'으로 드러난 일들에 대한 대통령의 고민과 고민 후의 결정을 보면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재해석해 본다. 잘못됐던 일을 바로잡는 '정상화'가 아니라, 그 때는 그럴 수도 있었다고 인정해 주는 '정상화'다.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과 같다. 이미 고인이 된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정치를 경험하고 나서 한 말이 생각난다. "코미디 잘 배우고 갑니다" 코미디를 보면서도 잘 웃지 않는 나를 위한 특별한 선물인 것 같다. 이전 정권에서도 국무총리,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청문회를 해 왔고 국민들은 이를 지켜봤다. 수많은 사람들이 탈세,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등 의혹을 갖고 있었음에도 그 자리에 앉혀왔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불법을 일삼았지만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업무수행 능력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능력만 있으면 '비정상'도 '정상'으로 인정해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능력이라는 것이 부정과 불법을 일삼는 능력은 아닌데 말이다. 정말 개혁해야 할 일이다.
 

현 정권이 야심차게 내 놓은 개혁작업인 '비정상의 정상화'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보여줘라. 불법이 드러났음에도 그 자리에 앉히거나 사과 한마디로 끝나면 결코 '정상화'가 이뤄질 수 없다. 불법이 드러나면 과감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을 들을 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말은 잘한다."

/최정묵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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