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前 충청대 교수)

근대사회가 등장하면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이성적 세계관이 지배하게 됐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이성의 힘으로 해명하려고 했다.
 

이를 대표하는 철학자로는 데카르트와 파스칼을 들 수 있다. 데카르트(1596~1650)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파스칼(1623~1662) 또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 갈파했다. 이들의 명제에 따르면 인간은 생각하는 힘에 의해 이성을 발휘하는 존재다.
 

인간은 이러한 이성이 있기에 '사물을 바르게 판단하고 거짓과 참을 분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성도 그 지배가 지나치면 인간은 속박을 받게 된다. 이에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감성(感性)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감정에 의해서 움직이는 동물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삶은 이성에 의해서만 지배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감정이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이성만 중시하고 살아간다면 삭막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감성만으로 살아간다면 도덕과 질서가 무너지고 말 것이다.
 

모름지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성과 감성의 조화'다. 영국의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에 의하면 '이성도 감성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둘이 조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사람들은 이성에 의해 자신의 본능을 통제할 수 있었다. 그 힘에 의해 사회윤리가 정립되고 국가와 사회질서가 유지됐다.
 

아울러 문명이 융성하고 발전하게 됐다. 그 만큼 이성의 가치는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성 상실과 같은 사회적 역기능이 초래된 것도 사실이다.
 

흔히 이성은 차갑고 논리적이며 감성은 따뜻하고 비논리적이라 한다.
 

이를 선(線)에 비유해 보면 이성은 직선적이고 감성은 곡선적이다. 이 세상은 냉철하고 올 곧은 이성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따뜻한 정감과 배려 그리고 부드러움과 같은 감성도 소중한 것이다. 오늘 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잡한 환경에서 경쟁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여유와 감성을 가질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흔히 성공한 사람들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래를 냉철하게 직시하며 뛰어난 정서적 능력을 발휘한 사람들이다. 이성에는 지혜와 판단능력과 같은 '사유능력'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감성은 의지와 결심등과 같은 '실천의지'로 작용하게 된다. 모쪼록 이성과 감성의 가치를 새삼 깨달아, 보다 참되고 성숙한 삶을 살아가자.

/곽의영(前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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