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의 재발견] 9. 직지의 세계화

"직지" 세계화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고서의 국제적 홍보는 기본적으로 기록 유산으로서 갖는 여러 가치를 어떻게 이해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느냐에 달려 있다.

"직지"의 경우, 최우선시 되는 가치는 지금까지 알려진 수많은 고서 중 금속활자로 인쇄된 가장 오래된 책이라는 점이다. 금속활자의 신기원을 마련했다는 점은 세계 인쇄 역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청주 고인쇄박물관.

학문·정보의 허브 구축 … 국제인력 양성 절실

특히 동서양의 문화적 배경과 근원이 상이한 가운데 "직지"는 매우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직지"의 세계화란 크게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첫째, 직지의 본원적 가치를 고양하는 학술연구의 기반 강화,

둘째, 청주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

셋째, 시민의 참여와 애정이 보장되는 참여형 사업의 개발 등이다.

첫째, "직지"의 본원적 가치를 고양하기 위한 전략으로 "직지"의 세계화 가치 도출, 학문과 정보의 hub 구축, 국제 네트워크의 생산적 운영, 이에 걸 맞는 국제인력과 교육의 지속,

그리고 마지막으로 "직지"의 차별화된 홍보 전략의 수립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청주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관련해서는 도시문화공간의 건설, 문화예술적 감수성 및 질적 향상, 도시마케팅과 지역발전과의 연계 등이 있다.

일례로 lg반도체에 이은 하이닉스의 청주 소재는 도시 마케팅과 지역 발전과의 연계선상에 있다.

끝으로 시민의 참여가 보장되는 참여형 정책 목표와 관련하여 시민의 "직지"에 관한 애정과 자긍심 함양, 문화적 삶의 질적 향상 등이 연계되어 고찰 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는 한국의 대중음악과 영화가 동남아시아를 넘어 점차 전 세계로 확산되는 한류의 역동성을 보아오고 있다.

박물관 등 관련기관 연계해 지적 협력 중요

건설, 철강, 전자제품 등 일반 경제상품이 아닌 문화상품을 통한 대외교류의 확대는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데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한류의 원인에 대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해석이 구구하지만 우리들은 한류라는 시대적 현상을 통해 직지라는 문화콘텐츠도 보다 치밀한 전략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시아지역과 나아가 세계 속의 의미 있는 상품으로 개발해 낼 수 있다는 희망과 전망을 가지게 된다.

이는 우리 삶속에 녹아있는 우리만의 전통과 문화가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의 보편성은 상이한 문화간 소통을 가능케 하는 토대이다. 금속활자의 발명과 이의 보급은 교육기회의 확대, 사상과 학문의 발전, 중세 계급의 타파와 새로운 시민계급의 출연, 민주주의의 맹아를 초래한 인류역사상 혁신적인 사건이었다.

우리의 "직지"는 여말선초 시대의 동아시아 시대적 특수성과 사회상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제한적 관점을 넘어 보편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가치의 발굴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


▲직지 세계화를 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련 전문가 및 단체와의 긴밀한 네트워크의 구축과 강화가 필수 과제이다. 사진은 청주 시내 대학교 모습.

역사문헌의 가치는 희귀성, 기록성, 기여도, 신뢰성에 근거하고 있다. 과거의 사실을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자료가 지니고 있는 신빙성이 결여된다면 그 역사문헌은 절대적 가치를 상실하고 만다.

이러한 역사자료의 내용 뿐 아니라 문체 및 표현에서 문학적 가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역사문헌이 그 시대의 사고와 이념의 형성에 어떠한 기여를 했느냐는 내용적 측면 그리고 문학적 표현의 가치 이외에 서지학적 관점에서 그 가치를 찾아 볼 수 있다.

책의 판형, 편집, 체제 등에 관한 연구는 자료의 내용과 함께 역사문헌의 가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작용한다. 고서에서 서지학적 판단은 매우 중요한 척도가 된다.

기록유산의 "직지" 세계화는 본원적 가치인 학문연구와 정보를 창출하고 이를 보급하는 hub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유럽의 여러 도시 중 문화도시로 유명한 도시들은 대부분 기초 및 응용학문과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clearing house의 하부구조를 가지고 있다.

세계화의 성공적인 추진이란 고급 정보를 발신하고 교류하는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술 연구의 기반을 가지고 있지 못할 경우 세계화의 문턱을 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자칫 하류 거점으로 비생산적인 일을 양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학문과 정보에 있어 청주가 주력해야 할 분야는

1) "직지"와 직결되어 있는 제분야, 2) 기록유산 전반에 걸친 관련 분야, 3) "직지" 및 기록유산과 무관하지만 기초·응용학문에서의 두드러진 몇 가지 분야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위의 1)과 2)의 분야는 양질의 연구성과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지속적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성공적인 세계화를 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련 전문가 및 단체와의 긴밀한 네트워크의 구축과 강화가 성공의 선결과제이다. 이를 위한 네트워크에는 3가지가 중시되어야 한다.

1) 정부간 기구 (유네스코, iccrom 등)
2) 비정부기구, 학술기관 (ifla, ica, 도서관, 박물관 등)
3) 전문가 단체, 미디어 등

네트워크의 운영은 국내 관련기관과 전문가 중심으로 지속적, 선택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나 무엇보다도 청주고인쇄박물관을 중심으로 청주시내 여러 대학교, 박물관 등의 지적 협력이 중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직지" 세계화를 담당 할 수 있는 국제 인력을 양성할 수 있고 이러한 학술 교류를 통해 누적된 사업의 결과가 청주시 발전에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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