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입대 거부 운동' 확산 조짐
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 높아

[충청일보 신정훈기자]육군 22사단 총기 사건과 28사단 윤 일병 집단 구타 사망 사건 등 잇단 군(軍) 사고로 병역 거부 운동이 진행되는 등 입대를 앞둔 부모들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번 윤 일병 사건을 두고 군 가혹행위 문제보다도 같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숨기기에 급급한 군의 고질적인 행태에 대한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아들을 군에 보낸 김명성씨(57)는 "나도 군 장교로 전역을 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군 내 사고를 쉬쉬하고 은폐하려는 모습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며 "병영 내 구타 혹은 가혹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되지만 만일 있더라도 군의 이런 비열한 은폐·축소 행태는 빨리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군의 사건 은폐·축소 의혹은 입대를 앞둔 청년과 부모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대학교 1학년 박형성 학생(19)은 "계획은 1학년을 마치고 친구와 동반 입대를 계획했는데 병영사고가 잇따르는 모습을 보니 학사장교나 학군단을 지원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매를 맞지 않기 위해서 간부로 입대할 생각마저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입대 한 달 앞둔 아들을 둔 김성자씨(53·여)는 "아들이 이번에 해병대에 입대하는데 매일 뉴스를 보면서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습니다"며 "우리 아들 돈이라도 줘서 군대 면제받게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군 사고가 잇따르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군 입대 거부 운동까지 전개되고 있다.
 

지난 1일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된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 살인죄 적용 강력 요구합니다' 온라인 청원에는 5일 기준으로 5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 이 게시판에는 '군대 입대 거부 운동합시다', '군대 내 폭력, 왕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입대 연기합시다' 등의 입영 거부 운동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군의 한 관계자는 "초급 간부도 병영 내 구타확인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교육도 받고 실제 시행하고 있는데 간부들의 나태해진 병력관리가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며 "병영문화개선도 시급하지만 하사까지 개입한 이 사건을 보며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해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간부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간부부터 병영문화개선을 위해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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