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한국교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충청일보]몇 년 전 우리 딸아이가 학교의 원어민교사를 홈스테이를 한 적이 있다.
 

이 원어민교사는 텍사스주립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우리나라로 원어민교사로 자원했었다.

 

[상담의 효과]
 

우리나라에 오기 몇 달 전에 아주 친한 친구가 갱단으로부터 총기 사고로 인해 친구인 원어민 교사가 보는 앞에서 현장에서 사망 하고 말았다.
 

그로인해 사망한 친구의 부모와 현장을 목격한 친구인 원어민교사를 대상으로 심리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려 일주일에 한 번씩 미국에서 심리전문가가 전화로 일 년간 상담하는 것을 봤다.
 

상담이 진행 될 수록 처음보다 점차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지난 2010년에 뉴질랜드 연수중에 내가 거주했던 지역인 크라이스트처치에 일어난 60년만의 큰 지진을 기억할 것이다.
 

다행히 인명의 피해는 없었으나 정신적인 충격에 빠진 지역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심리상담전문요원을 투입해 심리상담을 정부차원에서 제공했으며, 전문요원이 부족해 정부차원에서 옆 나라인 호주에서 전문요원을 긴급 공수해 주민들에게 지원하는 것을 봤다.
 

외국의 경우 대형사고 후 피해당사자 뿐만 아니라 희생자의 유가족 및 이를 대중매체를 통해 접한 아동 및 성인에 대해 전문가들의 위기개입을 통한 신속한 대처로 정신적인 충격에 대한 후유증을 최소화 한다.
 

유가족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roder)에 대한 연구 또한 활발하다.
 

천재지변, 화재, 전쟁, 신체적 폭행, 고문, 강간, 성폭행, 인질사건, 소아학대, 자동차·비행기·기차 사고, 그 밖에 대형사고를 겪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조기에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개인에 따라 달라서 충격 후 즉시 시작될 수도 있고 수일, 수주, 수개월 또는 수년이 지나고 나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를 방치하면 우울증, 자살, 약물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 및 조기치료로 발병 위험을 낮춰야 한다.

 

[심리지원체계 재정비 필요]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재난심리지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재난적 수준의 사건과 사고가 많았다.
 

세월호 피해자 외에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진료와 상담이 연계된 정신건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난심리지원체계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상담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사회조사를 통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서 장기간에 걸친 관찰과 꾸준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향후 발생될 수 있는 대형사고 유가족들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심리상담 및 치료, 질병관리를 시행하고 건강한 심리사회적 재적응을 도와주는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를 위한 사회적 지원망을 확대할 체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국가와 지역사회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사건 사고 초기에 전문가들의 위기개입을 통한 신속하고 체계적인 심리상담 및 치료가 유가족들의 정신적인 충격에 대한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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