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희, 영화 '다찌마와리'서 주연

"눈, 코, 입, 눈썹 하나씩 떼어놓고 보세요. 각각은 잘생겼어요. 모아 놓으면 이상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감독 류승완)의 임원희(사진)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모에 대한 동료 배우의 평가를 전했다.
그에 대한 외모품평에 나선 동료는 영화 '식객'에 함께 출연했던 후배 김강우다. 이 영화로 친해진 두 사람은 호형호제하는 사이. 임원희가 쑥스러워하며 전한 김강우의 멘트는 '형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 잘생긴 것 같다'는 것이다.
13일 개봉하는 '다찌마와리'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첩보원들의 대결을 담은 영화로, 1960∼1970년대 흘러간 첩보영화의 감성을 비틀어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촌스럽고 느끼하지만 굵은 음성에 묘하게 잘생겨 보이는 외모까지 임원희와 그가 연기하는 주인공 다찌마와 리는 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인 키치(kitsch)적 감성에 핵심으로 등장한다.
임원희는 "(김)강우가 어느날 '원희형은 부분 부분 떼어놓고 보니 미남인 것 같다'며 정색을 하고 말하더라. 뒤이어 '합쳐놓고 보니 조금 이상해진 것 같다'는 말로 장난을 치기도 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며 영화 속 다찌마와 리처럼 호방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서울 토박이인 임원희는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마다 고향을 다른 쪽으로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전라도 출신 아니냐고 하고 어떤 이들은 경상도가 고향인 게 분명하다고 하며 또 다른 사람은 말투가 꼭 충청도 출신 같다고 한다. 아마도 촌스러워 보이는 이미지 때문인 듯하다"고 농담을 이어나갔다.
영화 속에서 임원희는 특유의 느글느글한 표정에 지나치게 시(詩)적이어서 유치한 대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임원희는 "영화 촬영이 끝난 뒤 후시녹음을 통해 목소리를 모두 새로 입히는 방식으로 사운드 작업을 했다"며 "언뜻 보면 비슷한 듯하지만 느끼한 말투도 목소리의 굵기와 톤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2주 내내 더빙실에서 살다시피 했기 때문에 나중에는 더빙실이 지옥으로 느껴질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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