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문화 확산으로 이용객 '뚝'… 폐업도 속출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피서철을 맞아 오토캠핑장과 소규모 펜션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캠핑 열풍으로 오토캠핑장은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북새통을 이루는 반면 소규모의 영세한 펜션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수년 전부터 전국을 강타한 캠핑문화는 초기 비용을 제외하고는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피서객들에게 인기다.
 

최근에는 캠핑용품을 대여해주는 업체까지 등장하면서 초기 비용 없는 캠핑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캠핑족(族)이 대거 늘면서 펜션을 이용하는 피서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캠핑장이 우후죽순 생기는 것도 펜션 이용객이 즐어드는 주된 원인이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640곳의 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충북에서는 48곳의 캠핑장이 운영되고 있다. 충남에는 137곳이 성업 중이다. 
 

과거에는 가족 단위 내지는 연인끼리 휴가를 떠날 경우 펜션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오토캠핑장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대규모 가족 단위 피서객은 리조트 내지는 콘도를 선호한다. 펜션을 이용하더라도 대부분 휴게시설이 다양한 고가의 대규모 펜션을 선택한다.
 

소규모 가족 피서객들과 연인들은 자연 속에서 호흡할 수 있는 오토캠핌장을 찾고 있다.
 

이 같은 추세 때문에 대규모 펜션이 아닌 소규모 영세로 운영되는 펜션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피서객들의 외면과 지자체까지 나서 야외 캠핑장에 열을 올리는 사이 소규모 펜션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오토캠핑장을 찾은 김성연씨(28·여)는 "펜션이나 콘도 등은 바가지 요금과 불결한 위생 상태 때문에 가기 싫다"면서 "조금 힘들어도 손수 음식을 마련해서 캠핑장을 오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위생적으로나 더욱 편리하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박강환씨(62)는 "몇 년 사이 계속 불황을 겪고 있지만 올해는 유독 지난해보다 50∼60% 정도 수준(주말 기준)"이라면서 "평일에는 예약률이 30%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올해 제천에서만 문 닫은 펜션이 4∼5곳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관할하는 부서가 모두 다르고 허가 받지 않은 사설도 있어 캠핑장의 정확한 수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최근 3년 사이 대략적으로 야외 캠핑장 수는 2∼3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한때 펜션 투자가 유행할 때 급격히 증가했던 펜션의 수가 최근에는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펜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펜션 업계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자체도 인프라 확충과 홍보에 조금만 노력해 준다면 지금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에 깨끗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캠핑과 펜션업계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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