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충청일보]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5%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24.45%가 감소했다.
 

많은 매스컴에서는 연일 삼성전자가 마케팅비를 대폭 삭감하고 임원 성과급을 반납하는 등 긴축운영에 돌입했음을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뉴스를 보는 우리 국민의 정서는 한마디로 불안감을 지나 공포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나 커서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6%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쓰러지면 대한민국 경제는 절단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편법증여 등 많은 문제점들이 있음에도 어느 정도 양해하고 넘어가주는 아량을 보여 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도한 편애는 아닌지 한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2014년 국내 고용인원은 9만 5798명이었다.
 

이는 전체 고용인원 28만 6284명의 33.5%이며 이 비율은 해가 가면서 점점 줄어들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직접 창출한 부가가치를 계산하면 국내총생산의 약 2.4%에 그친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가 승승장구한다고 해서 국내 경제가 반드시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일 삼성전자 주식의 외국인 보유비율은 51.09%다.
 

삼성전자는 이미 우리만의 기업이 아닌 전 세계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경영을 해야만 하는 다국적 기업이 됐다는 것이다.
 

노키아라는 휴대폰 회사는 누구나 들어 봤을 것이다.
 

나라이름 보다 더 유명했던 핀란드의 국민기업 노키아는 지난 2013년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인수됐고 2014년에는 그 이름도 사라졌다.
 

핀란드 경제의 20%라고 자부하던 노키아의 몰락은 대량 퇴직 사태와 함께, 핀란드 경제에 위기를 몰고 왔다.
 

하지만 노키아의 몰락이후 Rovio라는 작은 모바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만든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는 이제 핀란드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노키아에서 퇴직한 엔지니어들은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기존의 스타트업으로 들어가 핀란드는 이제 새로운 경제 활성화의 모범 답안이 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노키아의 몰락이 수백 개의 스타트업에 인재수혈을 하게 된 것이다.
 

인재가 너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이 전체적인 국가경제 발전에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블랙베리가 몰락한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나 홀로 잘나가려 하기 보다는 작은 유망 벤처기업들에게도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보다 많은 기회를 주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길 바란다.
 

그래서 노키아나 블랙베리의 전철을 밟지 않고 이번에도 갤럭시로 아이폰이라는 위기를 극복했듯이 동반성장의 기업생태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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