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서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염산이 든 병을 던졌다고 한다.
다친 사람이 없는 게 천만다행이다. 그렇지만 무슨 의도로 불법집회를 저지하는 경찰을 향해 위험물질인 염산병을 투척했는지 궁금하다. 그 의도에 따라서는 단순한 '촛불 시위대'로만 여기기 어렵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순수한 목적의 촛불집회나 시위였다면 이런 치명적인 화공약품을 사용했겠는가 하는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염산병을 던진 시위대를 끝까지 추적, 필히 검거해야 될 이유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밤 명동성당 앞에서 촛불집회를 벌이던 시위참가자 가운데 일부가 경찰병력 쪽으로 소형 드링크제 병 5개를 던졌다. 직접 병에 맞지는 않았지만 병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흰 연기와 함께 화공약품 특유의 냄새가 났다는 것이다.
경찰이 병 조각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병속의 액체는 농도 5.2%의 염산으로 확인됐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피부나 호흡기 등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정도다.
과거 시위대들이 주로 사용했던 화염병이나 쇠파이프 또는 돌 등 시위용품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다. 촛불집회의 순수성과, 이에 참여했던 선량한 시민들의 순정을 훼손하는 행위임에도 틀림없다.
모든 일에는 금도가 있다. 지켜야 할, 그리고 넘어서는 안되는 선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선 시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건전한 시위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경찰수사 결과 당시 명동 가톨릭회관 주차장 난간에서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감춘 3∼5명의 시위대가 조직적으로 병을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염산병 투척이 사전에 계획된, 조직적인 범행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더 큰 불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경찰은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필히 검거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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