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지난 1890년 독일의 조그만 바이엘 제약회사에 '펠릭스 호프만'이라는 신입사원이 들어 왔다.
 

그는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위해 이런저런 실습을 하다가 버드나무 잎의 엑기스로 그 유명한 아스피린을 발명했다.
 

이후 바이엘 회사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모든 버드나무 샘플을 수집했는데 테스트 결과 한국산의 약효가 가장 높아서 버드나무 묘목을 구해 와 독일에 심었으나 약효가 한국에서 자란 나무에 비하여 훨씬 떨어져 그 다음부터는 한국산을 수입해서 아스피린 약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 일련의 실험 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독일의 국가나 회사에서는 과학자를 적극 보호하고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유구한 역사 속에서 과학을 중시한 때가 얼마 되지 않는다. 그 긴 세월을 이념싸움과 비생산적인 풍류로 진을 뺐다.
 

몇 안 되는 과학자들만이 자신을 던져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합리적이며 편리한 세상을 개척해 왔다. 그렇게 많은 대가를 치르고도 우리는 아직 과학에 대한 생각이 적극적이지 못하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세계과학대회에 나가 입상했던 수상자들 15명 중 13명이 법대나 의대로 진학했고, 서울공대 학생들 중에 상당수가 사법고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세계사의 흐름에서 어느 시대나 헤게모니를 행사하는 국가가 있기 마련인데 그것은 그 시대의 첨단 기술력이 좌우한다고 한다. 하루바삐 과학기술입국을 서두를 때다.
 

다행히 근년에 한국의 과학기술력이 전자기술을 위주로 두드러지게 발전하고 있으니 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개척정신과 꿈을 길러줘 아직 발견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과학의 세계로 안내해야 한다.
 

우리 교육청에는 'Star 페스티벌을 통한 행복한 꿈' 이라는 특색사업이 있다.
 

충북대학교 천문학과에서 직접 밤에 학교를 방문해 대형 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측케 하며 끝없는 하늘에 대한 상상을 이끌어주고 있다.
 

오늘 이후 이 학생들은 밤하늘에 수놓은 숱한 별을 올려다보며 무궁무진한 세계로 달려가는 꿈을 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 열매가 돼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우리나라에 그렇게 좋은 버드나무가 있는데도 아스피린을 생산하지 못하고, 그 나무 아래 술상을 차려 놓고는 허송세월을 하다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기까지 한 경험이 있다.
 

요즘도 우리사회 곳곳에 먹고 노는 일이 지나치게 넘쳐나고 있으며 학교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진영(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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