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충청일보]◇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
 

어휘적 형태소인 어간이 문법적 형태소인 어미와 결합해 이뤄지는 활용의 체계에는 '어간의 모양은 바뀌지 않고 어미만이 변화한다,
 

어미는 모든 어간에 공통되는 형식으로 결합한다'라는 원칙이 있다.
 

그런데 이 원칙에 벗어나서 어미가 예외적인 형태로 결합하거나 어간의 모양이 달라져 어미도 예외적인 형태로 결합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한글 맞춤법 18항은 어미가 바뀌는 용언들에 대해 그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ㄴ'어미는 'ㄴ, -는, -나'와 같이 'ㄴ'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놀은, 놀는, 놀으나'가 아니라 '논, 노는, 노나'와 같이 된다.
 

둘째, 'ㄹ'어미는 'ㄹ, -ㄹ까'와 같이 'ㄹ'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놀을, 놀을까'가 아니라 '놀, 놀까'와 같이 된다.
 

셋째, 'ㅂ'어미는 '-ㅂ니다, -ㅂ시다'와 같이 'ㅂ'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놀습니다, 놀읍시다'가 아니라 '놉니다, 놉시다'와 같이 된다. 
 

넷째. '시'어미는 주체 존대 선어말어미 '-시'가 연결되면 '놀으시다, 놀으시니, 놀으시면'등이 아니라 '노시다, 노시니, 노시면' 등과 같이 된다.
 

따라서 형용사 '거칠다'의 경우에도 'ㄹ'받침으로 끝나는 어간 '거칠'에 'ㄴ'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ㄹ'이 탈락하게 돼 '거칠은'이 아니라 '거친'이 올바른 표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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