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유학·연수비용은 2002년 전년 동기보다 47.1% 증가한 이후 2003년 29.3%, 2004년 32.7%, 2005년 40.7%, 2006년 34.0% 등으로 급증현상을 보여왔으나 2007년 16.3%로 증가세가 둔화된 데 이어 올해에는 오히려 작년보다 감소했다.
그동안 유학연수비 지출 증가가 서비스 수지적자 확대의 주범이었다는 점에서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서비스 수지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해외유학·연수비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경기 침체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주된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제 유학과 연수의 절대적인 규모가 정점에 달했으며 이 때문에 앞으로는 유학·연수의 증가세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더 눈길을 끈다.
또 이명박 대통령 정부 들어 국내 영어교육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고, 해외의 학교들이 달러 기준 학비를 계속 올리는 바람에 학비부담이 크게 늘어난 점도 상승작용을 했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조기유학과 어학연수 바람이 우리의 교육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이런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이 열풍을 가라앉힐 교육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들이 오히려 조기유학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글로벌 시대에 세계무대에서 능력을 발휘하려면 영어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게 전부는 아니다.
교육은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 성장의 원동력이었고 앞으로도 한국을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할 힘의 근원이다. 그러나 영어는 학문과 표현의 수단일 뿐 목표가 될 수는 없다.
현재 우리나라 학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은 세계 100위 안에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영어 잘하는 한국 사람'만 양산해서는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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